8월 대구 김치찌개 백반 8천417원, 3개월 연속 상승
여름철 폭염·폭우에 배추 한 포기 7천500원대로 급등
식당가선 석박지, 깍두기, 중국산 등으로 밑반찬 대체
"요즘 국밥이나 감자탕 파는 집에서도 김치 보기 힘들 겁니다. 배추 한 포기가 7천원을 넘는 데다가 양념값, 인건비까지 생각하면 답이 없어요."
올해 이상기후 여파로 배추 시세가 치솟으면서 김치 가격 또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인 밥상에 빠질 수 없는 필수 밑반찬 배추김치는 식당가에서 점차 '보기 힘든 몸'이 돼가는 양상이다.
1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지역의 김치찌개 백반 1인분 가격은 평균 8천417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7천833원, 6월 8천167원, 7월 8천250원에 이어 3개월 연속으로 상승한 것이다.
지난달 김치찌개 백반 가격은 1달 전보다 167원(2.0%), 지난해 8월보다는 850원(11.2%) 오른 수준이다. 소비자원이 매달 가격 동향을 조사하는 김밥·자장면·칼국수 등 8개 외식메뉴 중 지난달 판매가격이 지난 7월보다 상승한 건 김치찌개 백반이 유일했다.
올해 여름철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기승을 부린 탓에 배추 시세가 높아진 영향이 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통계를 보면 지난달 대구의 배추 상품 소매가격은 한 포기 7천547원까지 올랐다.
식당가에서는 배추김치 대신 섞박지, 깍두기 등을 반찬으로 내놓거나 중국산 김치로 대체하는 곳이 늘어나는 추세다. 대구 서구 내당동의 한 식당 직원은 "재료비 부담을 덜 수 있는 섞박지나 깍두기를 내주고 있다. 배추가 너무 비싸서 모든 테이블에 배추김치를 제공하는 건 엄두를 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급 확대 등으로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유도할 방침이다. 유통업계는 할인 행사에 동참한다. 이마트는 추석 연휴 김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18일부터 오는 22일까지 5일간 '절임배추 특별 사전예약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국내산 절임배추(10㎏)를 행사카드로 구매 시 5천원 할인한 2만7천80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