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코앞인데"…청도 열차사고 여파에 코레일 명절 예매, 첫날 먹통

입력 2025-09-17 17: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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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한 때 2시간 가까이 먹통
사고 여파로 증회 어려워…기존 열차지연 악화 우려도

추석 연휴 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17일 코레일 앱이 한때 먹통이 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적잖은 시민들이 현장 발권을 위해 동대구역을 찾았지만 명절 승차권은 온라인 예매만 가능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무인발권기를 이용하는 모습. 김지효 기자
추석 연휴 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17일 코레일 앱이 한때 먹통이 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적잖은 시민들이 현장 발권을 위해 동대구역을 찾았지만 명절 승차권은 온라인 예매만 가능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무인발권기를 이용하는 모습. 김지효 기자

추석 연휴 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첫날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공식 앱과 웹사이트 접속이 한때 먹통이 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지난달 경북 청도에서 발생한 열차사고 여파로 명절 증회가 무산된 데다 예매 시점까지 2주 늦춰지면서 차질이 속출했다.

◆온라인 예매 첫날 앱 먹통…시민들 발 동동

17일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부터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예매가 시작됐다.

하지만 이날 예매 개시 직후부터 약 2시간 넘게 이용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사이트 접속조차 안 되는 '먹통' 사태가 벌어졌다.

오전 8시가 넘도록 앱과 웹사이트에는 '명절 예매 화면으로 이동 중입니다'라는 메시지만 떠 있고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았고, 오전 9시 20분까지도 코레일 승차권 예매 사이트는 몇 분째 접속이 되지 않았다.

이용자들은 "과거에는 접속에 시간이 걸릴 경우 대기자 수가 표시됐는데 이번엔 대기 번호 화면 조차도 뜨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오전에 벌어진 먹통 사태로 동대구역 현장을 찾는 발길도 이어졌다. 하지만 코레일이 18일까지 온라인과 전화 등 비대면 방식으로만 표를 판매키로 하면서 대다수 승객은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명절을 고작 2주 남긴 상황에서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만 했다.

친정이 서울에 있다는 정모(43) 씨는 "아침부터 가족들 다 같이 열차표 예매를 시도하다가 실패해서 현장에 왔다. 그런데 오늘은 KTX 예매가 안된다고 하더라"라며 "오전에 온라인 예매 '대기인원 9만명'까지 봤다. 아직까지 1만5천명에 멈춰 있는데 이러다가 추석 때 부모님 얼굴을 못 뵐까 걱정"이라고 했다.

◆청도 열차사고 여파에 시민 불편 더 커

명절 승차권 예매를 둘러싼 시민 불편 배경에는 지난달 발생한 청도 열차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코레일은 올해 명절 연휴 기간 별도로 증회 운행을 하지 않기로 했다. 국토부는 청도 열차사고 여파로 일부 구간의 운행속도가 제한된 상황에서 증회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작년 추석 연휴(9월 13~18일)의 경우 코레일은 KTX를 178회 증회 운행해 10만5천명의 승객을 더 받았고 일반열차도 57회 증회해 2만8천명의 좌석을 확보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추석 연휴에도 철도 수송력을 확대할 예정이지만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청도 열차사고 지점이 포함된 경부선 구간 열차 통과 속도가 시속 60㎞ 이하로 제한 중으로 아직까지 선로 안전 점검을 진행 중이어서 경부선 서울~구포~부산, 경전선 서울~마산·진주 구간에는 증회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고 여파로 올해 명절 승차권 예매 시작 시점이 평년보다 늦었다는 점도 승객 혼란을 더했다. 당초 코레일은 지난 1~4일 승차권 예매를 할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발생한 청도 열차사고로 선로 안정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예매 일정을 2주 연기했다.

이처럼 아직까지 철도 열차사고 여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추석 연휴로 승객이 몰릴 경우 기존 열차 지연으로 인한 불편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오후 4시쯤 동대구역 출발 전광판에는 표시된 열차 6대 중 3대가 운행 지연을 알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평소보다 많은 승객이 집중될 경우 지연 사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적잖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추석 연휴 열차 승차권 예매 접속 지연은 평소 명절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난 긴 연휴로 많은 예매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시스템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긴급조치에 착수한 상태로 시스템 정상화하고 있다. 접속 지연으로 불편을 겪은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