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뒤흔드는 '대법원장 사퇴 요구' 논란, 여야 첨예한 대립

입력 2025-09-16 17: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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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논란에도 '대법원장 사퇴' 목소리 높이고 '사법개혁' 박차
野 대통령 탄핵 법적 검토 시사 및 장외투쟁 카드 '만지작'

조희대 대법원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조희대 대법원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촉발한 논란이 여의도 정치권의 다른 이슈를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비판을 직면한 여당은 되려 사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고, 야당은 이를 계기로 대여공세의 기세를 올리고 있다.

'대법원장 사퇴 요구'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는 하루 만에 더 날카로워졌다. 16일 여당은 전날 촉발된 논란에도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이어나갔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16일 "내란범 윤석열과 그가 엄호하는 조희대는 내란 재판을 교란하는 한통속"이라며 "조희대 대법원장은 물러나시라"고 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국민 다수가 문제 삼고 있는 대법원장의 정치 편향에는 침묵하면서 발언 하나에 '헌법 위반'이라 몰아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비판론에 맞섰다.

민주당은 이른바 '사법 개혁'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주에 대법관 증원 등 내용을 담은 사법 개혁안을 발표하고 이번 정기국회 중 본회의 처리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달 국정감사 기간 중 법사위 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도 뒤질세라 여권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재명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하는 한편 장외투쟁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려는 민주당의 사법부 장악 시도에 대통령마저 가담했다"면서 "헌법 수호 정당으로서 헌정을 파괴하는 세력에 대항해 권력의 반헌법적 책동에 대해 끝까지 결연히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발언을 유추하면 대통령이 직접 조 대법원장을 물러나라고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라며 탄핵에 대한 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당은 이르면 오는 20일부터 대규모 집회를 연이어 열고 정부여당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모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첫 장소로는 동대구역 광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