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박명수가 '주 4.5일제'에 도입과 관련해 기업의 생산성 저하를 우려하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자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15일 방송 업계에 따르면 박명수는 지난 12일 방송된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방송인 전민기와 함께 주 4.5일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전씨는 주 4.5일제에 대해 "21년 만에 금요일 점심 퇴근을 할 수도 있다"며 "국민의 61%가 찬성하지만 반대 측에서는 임금 삭감과 노동 생산성 한계를 지적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명수는 "(주6일제 시절) 토요일 오후 12시에 끝나면 집에 가서 밥 먹지 않았나. 그렇게 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사는 게 아닌가 싶다"며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지금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구도 없는데 이것(노동시간)까지 줄이면 어떡하냐"며 "허비하는 시간이 많다는데 허비를 안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박명수는 또 "(나는) 프리랜서라 추석에도 일한다. 시대 흐름에 맞춰가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기업들의 입장도 있다"며 "이런 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이 살아야 우리도 산다"고 덧붙였다.
박명수의 이같은 발언은 온라인에서 논쟁으로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추석에도 일한다'는 박명수의 발언에 대해 "추석 며칠 일하면 얼마 받나. (연예인은) 한달에 수천 수억 벌고 몇달씩 쉴 수도 있다"면서 "일반 직장생활은 해보지도 않은 사람이 무슨 권리로 4.5일제에 대해 그렇게 말을 하나"고 비판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중노동 해본거라곤 무한도전에서 고생한 게 전부인 연예인이라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건가, 아니면 이름 있는 연예인이라 기업 입장만 생각하는건가"라며 "기업은 노동자를 덜 고용하고 일을 더 많이 시켜먹으려고만 한다. 그런 기업 입장만 생각하다 만들어진 게 지금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박명수의 입장에 동의한다는 네티즌은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내서 회사가 잘 돼야 나도 월급 받고, 보너스 받는거 아닌가"라며 "적게 일하고 그만큼 이익을 창출할 것도 아니면서 무작정 주4.5일이라니 이해가 안 된다"고 옹호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주52시간으로 이미 성장동력이 많이 떨어졌다. 더 줄이면 뻔하다"면서 "전세계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도 주7일에 새벽 2시까지 일할 때도 있다"고 주장했다.
주 4.5일제는 친(親)노동을 앞세운 이재명 정부의 공약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임금 감소 없는 주 4.5일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2022년 기준 국내 임금 근로자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1천904시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천719시간에 비해 185시간 많다. OECD 회원국 중 한국보다 근로시간이 긴 곳은 콜롬비아·멕시코·코스타리카·칠레·이스라엘 등 5개국뿐이다.
이런 이유로 주 4.5일제 논의가 분출하고 있지만, 소수 대기업을 제외하면 주 4.5일제를 도입하기엔 쉽지 않다. 경영계는 대체인력 확보의 어려움, 임금 보전을 둘러싼 갈등, 업무 몰입도 저하 등을 이유로 기업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