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김어준 씨가 금융감독원 조직개편에 반대하며 집단 시위를 이어가는 금감원 직원들을 향해 "퇴사하겠다는 사람들은 퇴사하라"고 언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씨는 지난 11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에서 "내가 들어왔던 직장은 내가 그린 그림은 이게 아니야 생각할 수 있으니까 퇴사를 전원 다 받고 새로 뽑아야 한다"며 "그분들 개인의 삶에서는 납득할 만한 불만이니 퇴사 처리하는 걸로. 원하는 대로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방송에 출연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반발이 있으니 충분히 의견을 들어볼 필요는 있다"면서도 "정부나 대통령실에 확인해보니 거기(금감원 분리와 공공기관화)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고 하더라"고 했다.
김 씨의 발언은 곧바로 금감원 사내 게시판에 공유됐고, 직원들 사이에서 비판 글과 댓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직원은 "김 씨의 발언으로 조직이 크게 상처받은 게 사실이다"며 "상당수 직원이 한 가정의 가장이고, 생존이 걸린 문제인데 너무 쉽게 '퇴사하라'는 말이 나온 듯하다"고 했다.
또 다른 직원은 "금감원 4급 이상 직원은 퇴사 후 3년간 금융업계로 취업이 제한된다"며 "군필 기준으로 입사 후 5년 된 직원으로 30대 중반도 대다수인데, 퇴사 후에도 마땅히 취업할 곳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는 금융감독원의 금융정책 기능을 떼내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기존 금감원은 금융위와 합쳐 금융감독위원회를 만든 뒤 시장 감독 기능에 주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직개편에 대한 반발로 지난 9일부터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전체 직원의 약 30%인 700여 명이 모여 집회를 연 이후 비슷한 규모가 유지되고 있다. 노조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총파업 논의에 들어갔다.
비상대책위원회는 12일 오전 10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면담을 갖고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거부, 조직개편 거부, 핵심 기능인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가 금융위로의 이관 거부 등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조직 분리 비효율성, 공공기관 지정에 따른 독립성 및 중립성 약화 우려에 대해 엄중하게 생각한다"며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경영진은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또 "향후 세부 운영방안 설계를 위한 관계기관 논의 및 입법과정 등에서 조합원과 직원들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