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美망명 제안 받았다" 발언에…김종혁 "DJ쯤 되나?"

입력 2025-09-11 17: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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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를 방해해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1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를 방해해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1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전 한국사 강사이자 유튜버 전한길 씨가 미국 망명을 권유받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5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워싱턴D.C.로 출국한 뒤 2주 넘게 현지에 머물고 있는 전 씨는 구체적인 거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전 씨는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전한길뉴스'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저보고 현재 망명하라 미국 내부에서 저보고 망명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 이런 제안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제 신변의 안전 때문에 정확히 어떤 곳인지는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현재 머물고 있는 장소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시점에 맞춰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한 뒤 현지에 머물고 있다. 미국 체류 목적에 대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인권 유린과 내란 특검의 부당함, 언론 탄압 등의 문제를 국제 사회에 알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 씨는 미국에 있는 동안에도 유튜브를 통해 국내 정치 이슈에 관여하고 있다. 특히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 구독자 수를 언급하며 국민의힘 당원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발언도 했다. 그는 "지금 '전한길 뉴스' 구독자가 53만명인데, 모두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하면 당원 75만명인 국민의힘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다"면서 "국민이 대통령 뽑고 당원들이 당대표 뽑는 것이 뭐가 문제냐. 전한길뉴스를 통해서 당원 가입을 하고, 당원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민의힘 당원에 가입하면 내년 지방선거도 그렇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공천할 수 있다"며 "전한길이 한다는 게 아니다. 당원들이 원하는 대로 공천하는 것이 상향식 공천이고 상향식 공천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투명성이고 민주정당의 모습"이라고 했다.

이 같은 전 씨의 행보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점차 거리두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과대망상의 증상은 다양하다. 전한길씨는 자신을 군사정권 시절의 DJ(김대중 전 대통령)쯤 된다고 생각하나 보다"라며 "망명 제안? 미국의 어떤 극우가 그런 말 같지 않은 제안을 하던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망명 운운할 정도로 거물 정치인이 되신듯 하니 가능하다면 망명하시기 바란다. 한국 정치판이라도 좀 덜 혼탁해지게 말이다"라며 "하지만 트럼프 정부하에서 불법 체류자로 추방될 수도 있으니 비자만료 기한은 잘 살펴보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제가 보기에 장동혁 대표는 전씨를 약간 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처음 장동혁 대표가 당선됐을 때 '전한길이 이제는 당의 중책을 맡는 것 아니냐' 이런 말까지 나돌았지만, 장 대표는 바로 거리 두기를 시도하면서 (전 씨를) '의병'으로 표현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당시 장 대표가 전씨에게 당 바깥에서 활동하라면서 손절하는 느낌이 들었고, 그 이후에도 '먹이 금지'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 사람들은 다 돈벌이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잘되기를 바라는 것도 아닌 것 같고, 그저 호가호위하면서 '당대표 누구랑 친해'라는 방식으로 공천 장사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

전 씨는 현재까지 미국 체류를 이어가고 있으며, 구체적인 체류 기간이나 활동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