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대표연설서 "겉으론 협치 외치며 야당 파괴에 골몰" 비판
이재명 정부 향해 "정치 특검 앞세운 야당 탄압, 정치 보복"
"국힘, 협치할 준비 돼 있다"며 협치 의지도 피력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내란 정당' 프레임을 씌워 야당 파괴, 보수 궤멸의 일당 독재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출범 100일을 맞은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도 '혼용무도(昏庸無道·어리석은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든 시간)'로 규정하며 날을 세웠다.
사법·방송·재정개혁 등을 위한 여당과의 협의 채널 가동을 제언하는 등 협치를 위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송 원내대표는 50여분간 진행한 연설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16차례, 더불어민주당을 12차례 언급하며 정조준했다. 그는 "역류와 퇴행의 국정 운영 100일을 목도하면서 쌓여가는 국민의 한탄과 원성을 들으면서 오만하고 위험한 정치 세력에게 국가 권력을 내준 국민의힘의 과오가 더욱 한탄스럽다"고 했다.
이어 "정치는 협치를 파괴하는 거대 여당의 폭주 속에 정치 특검을 앞세운 야당 탄압, 정치 보복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여당을 향해서도 '일당 독재 폭주'라며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겉으로는 협치를 외치면서 야당 파괴에 골몰하는 표리부동, 양두구육의 국정운영을 그만 멈추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당 대표는 걸핏하면 '해산' 운운하며 야당을 겁박하고 모독하는 반(反)지성의 언어폭력을 가하고 있다"며 "권력은 단맛에 취하는 순간 브레이크 없는 추락이 시작된다. 국민을 위한 상식과 해법의 정치로 돌아오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수위 높은 송 원내대표 발언이 이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연설 초반부터 고성으로 반발했다. 일부는 본회의장에서 떠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연설 내내 50여 차례 박수로 화답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3차례 '협치'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전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연설에서 협치를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은 점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그는 국가 성장률, 저출산·고령화, 지방 소멸, 노동시장 양극화 등 현안을 두루 거론하며 "이런 문제를 놓고 여야가 밤새 토론하고 협의하며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정치"라고 했다.
지난 8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여야가 합의했던 민생협의체도 거론하며 "이제 남은 것은 실천이다. 국민의힘은 협치할 준비가 돼 있다. 정책적 대안도 갖고 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집권 여당에 달려있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각종 특위도 제안하며 협치 의지를 드러냈다. 검찰 개혁과 관련해 사법개혁 특위를, 언론 개혁과 관련해 공영방송 법제화 특위를, 정부 재정 건전화와 관련해 재정개혁 특위를 구성하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날 송 원내대표 연설에 대해 민주당 측은 "내란에 대해 일언반구 사과 없이 협치를 빌미 삼은 협박"이라며 혹평했다.
정청래 대표는 "협치하자면서 협박만 있었던 것 같다"면서 "연설문 중 '이재명 정부'를 '윤석열 정부'로 치환하면 딱 어울리는 연설이었다"고도 했다. 그는 "무슨 반공 웅변대회를 하는 것인가. 너무 소리를 질러 귀에서 피가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