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원대 작품 줄줄이 팔려…"서울, 세계 미술 중심지임 보여줘"
BTS·정용진·김혜경 여사 등 발길…160여 미술관·기관 관계자들도 관심
지난 3일 시작된 국내 최대 미술장터인 국제아트페어 프리즈 서울(프리즈)이 6일 막을 내렸다.
7일 프리즈에 따르면 28개국에서 121개 갤러리가 참여한 올해 프리즈에는 48개국에서 7만명이 방문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첫날인 3일부터 이재명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를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회장 등 정관계 인사는 물론 방탄소년단(BTS) RM과 뷔(V), 제이홉, 블랙핑크 리사, 이효리, 배우 이정재, 임수정, '피겨여왕' 김연아 등 연예·문화계 유명인들도 대거 프리즈를 찾았다.
특히 올해는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시카고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 영국 테이트 모던, 일본 모리 미술관, 구겐하임 아부다비 등 160개 이상의 세계 유수 미술관과 기관 관계자들이 프리즈를 찾아 한국 미술 시장에 관심을 보였다.
뜨거웠던 관심만큼 첫날부터 수십억원대 작품들이 첫날부터 거래되며 시장 열기를 더했다. 최근 미술시장의 불황을 고려하면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이었다.
레이철 리만 리만머핀 창립자는 "최근의 도전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는 우리 팀에게 큰 성공이었다"며 "이번 주는 서울이 강력한 컬렉터, 기관, 작가, 갤러리 생태계를 기반으로 계속 성장하는 세계 주요 미술 중심지임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주요 판매 실적을 보면 하우저 앤 워스 갤러리가 내놓은 미국 추상 작가 마크 브래드포드의 회화 3부작 '오케이, 덴 아이 어폴로자이즈'(Okay Then I apologize)는 450만 달러(약 62억6천만원)에 판매됐다. 이는 공식 판매 실적 기준으로 프리즈 서울에서 역대 최고 단일 작품 판매가였다.
또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와 화이트큐브 갤러리는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회화를 각각 180만 유로(약 29억2천만원), 130만 유로(약 21억1천만원)에 팔았고, 스프루스 마거스와 하우저 앤 워스는 조지 콘도의 회화를 각각 180만 달러(약 25억원), 120만 달러(약 16억7천만원)에 판매했다.
국내 작품 중에서는 학고재가 선보인 김환기 작가의 회화 '구름과 달'(20억원)이 10억 원이 넘는 고가 거래 작품 목록에 포함됐다.
타데우스 로팍 창립자인 타데우스 로팍은 "그 어느 해보다 진지한 컬렉터들이 집중적으로 참여해 에너지와 매매 속도가 뚜렷하게 올랐다"며 "한국뿐 아니라 일본, 대만, 태국, 미국, 유럽의 컬렉터들에게 작품을 판매했다"고 말했다.
국내 갤러리들도 만족을 표했다. 우찬규 학고재 회장은 "거센 파도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바위처럼 프리즈 서울이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고, 안혜령 리안 갤러리 대표는 "작년에 비해 신규 컬렉터들의 방문이 늘어나 판매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우수한 연출력을 선보인 갤러리 부스에 주는 '프리즈 서울 스탠드 프라이즈'는 일본의 테이크 니나가와에 돌아갔다. 아오키 료코, 다이하라 요코, 오타케 신로 등 선구적 여성 예술가들 작품에 집중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아시아 갤러리들이 신예 작가들을 소개하는 '포커스 아시아' 섹션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코헤시 이니셔티브가 티모테우스 앙가완 쿠스노의 설치 작업으로 스탠드 프라이즈를 수상했다.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이번 프리즈에서는 서울의 풍부한 예술 생태계와 학계, 헌신적인 컬렉터들이 국제 미술계와 긴밀히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두드러졌다"며 "서울은 단순한 시장 중심지를 넘어 세계 예술 담론이 교차하는 무대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