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명에 가까운 전공의들이 올해 하반기 모집을 통해 수련 현장에 복귀하면서 전공의 인력이 의정 갈등 이전의 76%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수도권 수련병원의 전공의 충원은 절반을 가까스로 넘겼고, 소위 필수의료 과목의 경우 복귀율은 다른 과목에 못 미쳤다.
2일 보건복지부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 총 7천984명이 선발됐다. 각 수련병원이 뽑기로 한 인원(1만3천498명)의 59.1% 수준이다.
모집 인원 대비 선발 인원 비율을 연차별로 보면 인턴 52.0%, 레지던트 61.2%였다. 의대생은 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 인턴 1년, 레지던트 3∼4년의 전공의 과정을 거쳐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다.
지역별로 선발 인원 비율은 수도권 수련병원이 63.0%였으나, 비수도권 수련병원(53.5%)의 경우 절반을 살짝 넘었다.
인기 과목으로 꼽히는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의 하반기 선발 비율은 각각 89.9%, 91.9%, 89.4%로 90% 안팎을 기록했다.
이 밖에 영상의학과(91.5%), 정신건강의학과(93.5%), 마취통증의학과(90.7%)에서 선발 비율이 90%를 넘겼다.
반면 필수의료 과목으로 불리는 내과(64.9%)·외과(36.8%)·산부인과(48.2%)·소아청소년과(13.4%)·응급의학과(42.1%)·심장혈관흉부외과(21.9%) 등은 인기 과목에 비해 선발 비율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번 하반기 선발 인원과 기존에 수련 중인 인원을 포함한 전체 전공의 규모는 총 1만305명으로, 예년(지난해 3월 기준 임용 대상자 1만3천531명) 대비 76.2% 수준을 회복했다.
복지부는 상당수 사직 전공의가 수련 현장에 복귀함에 따라 의료체계가 안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필요성도 다시 한번 확인된 만큼 관련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하반기 모집으로 전공의 대다수가 돌아온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제대로 된 수련을 위해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지역에는 희망이 없다고 판단한 전공의들이 많아서 비수도권 선발 비율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흔히 말하는 필수의료, 핵심의료 과목들도 복귀율이 훨씬 낮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교수들의 퇴직, 진료지원(PA) 간호사 투입 등으로 수련병원들의 교육 환경이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며 "정부는 현장에서 이어지고 있는 혼란을 빨리 정리해야 하고, 전공의 수련 관련 예산과 관심도 더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