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 사용에 따른 시의회서 재정 건전성 걱정도
대구시가 2차로 발행한 지역사랑상품권 '대구로페이'가 첫날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지난 1일 발행 첫날에만 20만명이 참여해 900억원이 충전됐다. 이는 2차 발행 총액 3천180억원의 약 28%가 하루 만에 소진된 규모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번 2차 발행은 할인율을 기존 7%에서 13%로 상향 조정한 것이 특징이다. 개인당 월 구매 한도는 50만원으로 제한됐지만, 시는 9월 한 달 동안 보유 한도를 100만원으로 늘렸다. 8월에 이미 7% 할인율로 50만원을 충전한 시민도 이번에 추가로 13%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성과는 뚜렷하다. 지난달 1일 발행된 1차분은 첫날 400억원이 판매됐고, 이후 25일 동안 753억원이 판매됐다. 2차 발행은 하루 만에 1차의 전체 판매액을 뛰어넘는 900억원을 기록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첫날에만 약 20만명이 참여해 충전했다"며 "1인당 한도가 5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많은 시민이 동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월 추석과 11월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 대형 소비 시즌이 다가오면서 올해도 대구로페이의 조기 소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추가 발행은 국비 매칭 구조와 연말 예산 일정 탓에 올해 안에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대구시는 내년에 월 단위 발행을 통해 올해보다 더 많은 규모를 공급할 계획이다.
다만 대구시 재정 건전성은 걸림돌로 지적된다. 대구시는 올해 대구로페이 발행에 필요한 매칭비 59억원을 재난안전기금과 재해구호기금에서 차입해 충당하기로 했다. 재난기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대구시의회에서는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한 시의원은 "전국에서 다 하는 사업이라 반대하기는 어렵지만, 본래 목적과 맞지 않는 기금을 쓰는 게 맞는지는 의문"이라며 "혹시나 큰 재난이 발생하면 대응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는 현재 2천100억원 규모의 기금이 조성돼 있으며, 여유 재원을 빌려 쓰는 방식으로 이자를 지급하고 점진적으로 상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