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728조 편성…AI에 10조 투입, 성장과 복지 동시에 잡는다[2026 예산안]

입력 2025-08-29 13:24:36

국가채무 51.6%로 늘지만 미래산업 투자 확대
농어촌 기본소득·전기차 전환지원 등 생활밀착형 사업도 신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앙동에서 열린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앙동에서 열린 '2026년 예산안 및 '25~'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상세브리핑에서 발표문을 읽고 있다. 2025.8.28. 기재부 제공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728조원 규모로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 673조3천억원보다 8.1% 증가한 수치다. 전임 윤석열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긴축 기조를 유지한 것과 달리, 이재명 정부는 확장재정을 선택해 성장과 회복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기획재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2026년 예산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가 편성한 첫 본예산이다. 내년 총지출 규모는 728조원으로 정부가 지난해 '2024~2028년 국가재정 운용계획'에서 밝힌 2026년도 총지출 증가율(전년 대비 4.0%)과 비교해 배 이상 높다.

이번 예산 확대의 대가로 국가채무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5%포인트(p) 늘어난 51.6%에 이를 전망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역시 1.2%p 확대돼 GDP 대비 4.0% 적자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재정 건전성 우려가 제기되지만, 정부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내년 예산의 핵심은 인공지능(AI)이다. 정부는 AI 분야에만 10조1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 3조3천억원의 세 배 규모다. 산업·생활·공공 전 분야에 AI를 도입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AI 고급인재 양성과 세대별 맞춤형 교육을 통해 '전 국민 AI 시대'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미래전략산업 지원도 확대된다. 정부는 5년간 100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국민성장펀드'를 새로 만들고, AI·반도체·바이오 등 핵심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모태펀드에 역대 최대 규모인 2조원을 출자한다.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신규 사업도 다수 포함됐다. 내연기관차를 폐차하거나 판매하고 전기차로 전환하는 국민에게 최대 100만원을 지급하는 '전기차 전환지원금'이 신설됐다. 기존 전기차 보조금과는 별도로 지급된다.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주민 24만 명에게는 월 15만원을 지급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추진된다. 또 같은 지역 중소기업 근로자 5만4천명에게는 월 4만원 상당의 식비를 지원하는 '직장인 든든한 한끼' 사업도 마련됐다.

청년층을 겨냥한 금융 지원책도 눈에 띈다. 정부는 만 19~34세 청년(연소득 6천만원 이하)을 대상으로 '청년미래적금'을 신설했다. 매달 납입하는 적금(월 최대 50만원)에 정부가 일정 금액을 매칭해 목돈 마련을 지원한다. 대중교통비 부담을 덜기 위해 월 5만~6만원으로 최대 20만원까지 전국 지하철·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정액패스'도 도입된다. 청년·어르신·저소득층은 5만5천원, 일반인은 6만2천원으로 이용 가능하다. GTX와 광역버스까지 포함하면 각각 9만원, 10만원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예산안의 늘어난 재원 대부분은 연구개발(R&D), AI, 초혁신경제 선도사업 등 미래 성장잠재력을 높일 분야에 집중됐다"며 "재정을 소극적으로 운영하면 성장률 둔화와 세입기반 축소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가채무 비율 상승과 재정수지 악화라는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재정 건전성과 성장 전략 사이의 치열한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앙동에서 열린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앙동에서 열린 '2026년 예산안 및 '25~'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상세브리핑에서 발표문을 읽고 있다. 2025.8.28. 기재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