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9명 중 1명은 자해·폭력 탓…음주 환자의 38% 차지
질병청 "경증 환자 감소" 분석에 "설명 부족" 지적도
의정갈등으로 병원 운영에 차질이 있었던 지난해 응급실을 찾은 손상 환자가 5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28일 발표한 '2024년 손상유형 및 원인 통계'에 따르면 23개 조사 참여 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손상 환자는 8만6천633건으로 2023년 20만3천285건에 비해 57.4% 줄었다.
응급실 내원 손상 환자 중 입원한 환자의 비율은 23.7%로 7.6%포인트 올랐고 사망률도 2.6%로 1.4%p 높아졌다.
질병청은 "의료계 상황으로 인해 응급실 이용이 제한되면서 경증 환자 방문이 줄어든 대신 중증 환자들이 주로 응급실을 이용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하지만 받아주는 병원을 찾아 전전하는 '응급실 뺑뺑이'가 큰 사회 문제가 됐던 점을 고려하면 '경증 환자 감소'로만 응급실 환자 급감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상 원인의 성격을 살펴보면 전체 환자 9명 중 1명(11.1%)이 자해·자살이나 폭력·타살 등 의도적인 행위로 다치거나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도적 손상 비율이 10%를 넘은 것은 2006년 조사 이래 처음이다.
특히 자해·자살 환자가 전체 손상 환자의 8.0%를 차지했는데 이는 10년 전인 2014년 2.2%와 비교하면 3.6배 수준이다. 또 2014년에는 자해·자살 환자 중 10∼20대의 비율이 26.7%였으나 작년에는 39.4%로 높아졌다.
질병청은 "이는 청장년층에서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 음주 상태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중 자해·자살로 온 환자가 24.9%, 폭력·타살로 온 환자가 13.7%로 의도적 행위에 의한 손상으로 온 환자가 10명 중 4명 꼴이었다. 반면, 비음주 상태인 환자 중 의도적 행위로 인한 손상 환자 비율은 7.9%에 그쳤다.
질병청은 "음주 상태에서는 의도적 손상 발생 비율이 비음주 상태보다 약 5배 높았다"며 "음주에 대한 경각심 제고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전체 손상 환자의 발생 유형을 보면 추락·낙상(40.0%)이 가장 많았고 이어 둔기로 인한 외상(15.2%), 운수사고(15.1%) 등의 순이었다.
운수 사고의 경우,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를 포함한 '기타·미상 육상 운송수단'의 비율이 2014년 0.4%에서 지난해 12.5배 수준인 5.0%로 급증했다.
보호장비 착용률은 오토바이 헬멧 74.2%, 안전벨트 71.2%, 카시트 55.2%, 자전거 헬멧 16.2% 등이었다.
연령별로는 70세 이상이 전체 손상 환자의 19.3%로 2006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낙상 사고에서 70세 이상 환자 비율이 35.3%로 높았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이번 통계는 청소년기 자해·자살 증가와 가정·생활공간에서의 손상 위험 등 심각한 사회·의료적 과제를 담고 있다"며 "연령의 발달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예방 교육과 환경 개선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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