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군위 출생…1993년 '우리문학' 등단
시집 '그래 자비란' '아빠 안녕'
〈벚꽃길〉
벚꽃길을 걷는다.
싹을 틔우는 만물을 축복하는,
흐드러진
박수 소리를 듣는다.
온 세상에 그리는 벚꽃 점묘화(點描畵),
대지(大地)에 입 맞추는
봄의 붓질을 본다.
함께 걷는 개나리
귀를 쫑긋거린다.

<시작 노트>
시는 리듬의 예술이다. 보이는 언어 너머에서 울리는 고요한 리듬과 내재한 운율은 우리의 감각을 조용히 흔들어 깨운다. 나는 이 시에서 그 음악성을 따라 봄날의 생동감을 좇았고, 그 생동감 속에 조용히 꿈틀대는 봄의 숨결을 포착하고자 했다. 꽃잎이 흩날리는 순간순간, 그것은 단지 자연의 현상이 아니라, 서로를 축복하는 생명의 몸짓처럼 다가왔다. 벚꽃이 터지는 소리는 흐드러진 박수였고, 대지를 쓰다듬는 꽃잎은 봄이 전하는 조용한 인사였다. 화려하지만 소란스럽지 않고, 고요하지만 생명력으로 충만한 세계. 나는 그 세계 속에서 자연이 들려주는 조화와 평화의 언어를 온몸으로 듣고 싶었다. 이 시는 그런 풍경 속에서 직조한 내 감각과 사유의 기록이다. 나의 봄날이 당신의 봄날이 되고, 우리 모두의 세상이 봄날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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