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한·미·일 정상회담 평가, 조국혁신당·진보당 등 '온도차'

입력 2025-08-27 18:10:18 수정 2025-08-27 20:00:38

조국혁신당, 한미 정상회담에 "한미동맹 새로운 장 열어"
한일 정상회담엔 반응 없어…과거 尹 향해 날선 비판 전력
진보당, "미국 일방 요구에 부응하려 안간힘" '혹평'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 무명용사탑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 무명용사탑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한일, 한미 정상회담을 잇따라 진행한 것을 두고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범여권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선 과거 윤석열 정부 당시 보여줬던 날선 비판이 새 정부를 향해서는 무뎌진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27일 조국혁신당은 '끝까지 간다 특별위원회' 제10차 공개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호평하며 "한미동맹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김선민 당 대표 권한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위대한 지도자'라 칭하며 '완전한 미국의 지원'을 약속했다"면서 "대한민국이 내란이라는 혼란을 딛고 민주주의를 복원한 결과로, 국제사회 신뢰 회복의 증거가 됐다. 조국혁신당은 한미정상회담의 성과가 대한민국의 안정과 번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비판의 창끝을 국민의힘으로 향했다.

김 권한대행은 "여전히 한미 관계에 틈이 벌어지길 바라는 세력이 존재한다. 바로 국민의힘"이라며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번 회담을 '굴욕외교'라 비난한다. 과거 윤석열과 바이든 대통령의 짧은 48초간 악수를 '정상회담'이라 거짓 포장한 국민의힘을 생각하면 비열하기 짝이 없다"며 공세에 열을 올렸다.

다만 조국혁신당은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열렸던 한일 정상회담을 두고는 별다른 평론을 내놓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을 할 때마다 날카롭게 비판했던 점과 다른 풍경이다. 지난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윤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김준형 외교안보특별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역사 왜국 주범과 공범의 만남"이라며 맹비난한 바 있다.

그는 일본 측이 과거사에 대한 사과 표명 없이 자신의 외교 치적만 과시했다고 비판하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윤 대통령이 얻은 건 영혼의 동반자인 일본 총리와의 사진 한 장뿐"이라며 "나머지는 전부 잃었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국내에서는 과거사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여건이다.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가혹한 평가를 내놓은 범여권 정당도 있어 조국혁신당과 온도차도 보였다. 그간 반미 입장을 거침없이 밝히고 있는 진보당의 경우 지난 26일 자주평화통일위원회 논평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혹평했다.

위원회는 '트럼프 치켜세우기로는 미국의 줄 잇는 청구서 막을 수 없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이번 회담이 무엇을 해결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 현대화, 전략적 유연성,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미국 청구서는 잠시 미뤄졌을 뿐"이라며 "주한미군 기지의 소유권을 원한다는 등 비상식적 요구도 등장했다. 미국은 자신이 원하는 시점에 언제든 다시 한국을 협상테이블로 불러낼 것이며, 또다시 미국의 청구서를 받아들고 전전긍긍해야 하는 한국의 처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엇보다 트럼프는 협상 과정에서 무례함을 넘어 내정 간섭과 주권 침해를 일삼았다"며 날을 세웠다.

위원회 측은 "정상회담 직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이 일어난 것 같다'는 글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윤석열과 내란공범 세력에 대한 수사 과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노골적 내정 간섭"이라고 규정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회담이 대한민국 국민에게 보여준 것은 무엇인가.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 대한민국 아닌가"라며 "한국의 이익과 미국의 이익이 같을 수 없다. 쇠락해가는 미국의 요구에 끌려다니지 말고, 주권과 평화를 위해 새로운 진로를 찾아 나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