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노조 부분 파업…'K-조선' 재도약 앞두고 '흔들'

입력 2025-08-27 17:18:06 수정 2025-08-27 19:59:00

노사, 임금·정년 등 절충점 못 찾아…갈등 장기화 땐 '마스가' 차질 우려
조선업 불안, 산업 전반 번질 조짐…현대차·SK하이닉스 총파업 가능성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윌라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윌라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복규 한국산업은행 수석부행장, 프랭크 브루노 서버러스 캐피탈 최고경영자,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연합뉴스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재도약의 기회를 맞은 가운데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임금협상 난항을 이유로 부분 파업에 돌입하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합의되며 K-조선의 순풍이 예고된 상황이지만, 노사 갈등이 발목을 잡을 경우 산업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은 27일 사내 소식지 '더 야드'를 통해 "이제는 파업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조율하고 합리적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며 교섭 타결을 촉구했다. 회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마스가 프로젝트는 글로벌 경쟁력을 증명할 기회"라며 "노사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지난달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제안한 조선 협력 사업으로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정상회담에서 조선업 협력에 뜻을 모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배를 구매할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한화오션·삼성중공업·HJ중공업 등 주요 조선사들도 미국 내 투자와 협력 확대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노사 갈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상견례 이후 19차례 교섭을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기본급 인상과 정년 연장, 성과급 기준 변경을 요구한 노조는 잠정 합의안 부결 뒤 부분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업계 불안은 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임단협 교섭 결렬로 합법 파업권을 확보했고, 기아와 한국GM도 교섭 난항을 겪고 있다. SK하이닉스 노조는 성과급 문제를 두고 사측과 충돌하며 총파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으로 원청과 하청 노조 간 직접 교섭이 가능해진 점도 변수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수출 주력 산업에서 파업이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할 경우 글로벌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이 협력을 요청한 상황에서 총파업이 현실화되면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K-조선의 재도약을 위해선 노사 모두 대승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