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다운 활약' 삼성 라이온즈의 김영웅, 홈런포와 호수비로 팀에 활력

입력 2025-08-19 14:11:54

지난해 맹활약한 김영웅, 전반기 부진
후반기 부활 기지개, 수비서도 돋보여

삼성 라이온즈의 김영웅.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영웅. 삼성 제공

히어로(영웅)가 돌아왔다. 프로야구 순위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김영웅이 홈런포로 삼성 라이온즈 타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3루 수비도 돋보인다. 삼성이 추격의 고삐를 당기는 데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김영웅은 지난해 주전으로 도약했다. 홈런 28개를 날리며 신예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타율은 0.252에 그쳤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 한방을 터뜨리면서 '영웅'이란 이름값을 해냈다. 장타력에다 안정된 수비를 보태 팀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삼진으로 돌아서는 일이 반복됐다. 6월까지 63경기에 출전해 삼진은 77개. 팀을 넘어 리그 최다였다. 한방 해줄 거란 기대감도 사라졌다. 자신감도 잃었다. 심리적으로 쫓기면서 방망이는 더욱 차갑게 식어버렸다. 6월 타율은 0.184. 결국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영웅.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영웅. 삼성 제공

김영웅은 기본적으로 힘이 좋은 타자. 타석에서 적극성도 돋보인다. 과감히 휘두르는 스윙은 힘차다. 다만 아직 선구안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고, 투수와의 수싸움도 능하지 않다. 스윙이 큰 탓에 노리지 않은 공을 걷어내는 데도 익숙하지 않다.

경기가 잘 풀릴 때면 단점도 가려지기 마련. 하지만 한 번 꼬이기 시작하면 단점이 드러나며 자신을 옥죈다. 김영웅이 그랬다. 타격 자세를 바꾸기도 했지만 상황은 더 악화됐다. 박진만 감독의 지적처럼 자기 스윙을 하는 것도, 공을 잘 맞히는 것도 아닌 상태가 됐다.

삼성 라이온즈의 박진만 감독.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박진만 감독. 삼성 제공

박 감독은 "시즌 중엔 큰 변화를 주기 어렵다. 변화해도 좋아지기는 더 힘들다. 단점을 고치기보다 장점을 살려나갈 필요가 있다"며 "김영웅은 삼진을 많이 당해도 홈런을 많이 치면 된다.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닌 상태다. 방향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7월 1군 무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어보였다. 전반기가 끝나고 올스타전 휴식기를 지나 후반기 막이 올랐다. 김영웅이 제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2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리더니 8월 폭염과 함께 방망이가 달아올랐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영웅.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영웅. 삼성 제공

8월(18일 경기 전 기준) 김영웅의 타율은 0.317. 안타 19개 가운데 6개가 홈런이다. 여기다 17타점을 수확했다. 삼진은 16개. 누적 삼진은 110개로 리그 1위다. 그래도 전반기 때처럼 주눅 든 모습이 아니다. 당당하고 자신 있게 방망이를 크게 돌린다.

지난주 초 삼성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5연패에 빠지며 8위로 추락했다. 더 밀리면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도 사라질 판. 하지만 15일부터 치른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에서 2승 1무를 기록, 벼랑 끝에서 살아남았다. 김영웅이 공수에서 맹활약, 삼성을 위기에서 구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영웅.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영웅. 삼성 제공

3연전에서 김영웅이 때린 안타는 단 3개. 하지만 분위기를 바꾸기엔 그것으로 충분했다. 15일 1차전(10대4 삼성 승)에서 8회 쐐기 홈런포로 상대 기세를 꺾었다. 17일 3차전(8대8 무승부)에선 팀이 3대7로 뒤진 8회초 우월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수비도 돋보였다. 부드러운 동작과 강한 어깨로 3루 자리를 든든히 지켰다. 3루는 '핫코너'라 불린다. 강한 타구가 많이 날아오기 때문이다. 김영웅은 강한 타구에도 빠르게 반응했고, 몸을 날려가며 공을 건져올렸다. 이름에 어울리는 활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