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눈 클리닉] 노안과 백내장을 동시에 치료하려면

입력 2025-08-20 06:30:00

김명준 보라빛안과 대표원장
김명준 보라빛안과 대표원장

40대 이후 시력이 저하되고 눈이 침침하다면 노안인지, 백내장인지 정확히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두 가지 질환 모두 눈 속의 수정체 노화와 관련이 있고 초기에는 증상이 비슷해서 구분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노안이 생기는데 수정체의 탄력이 저하되고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서 근거리를 보기 어려워진다. 이 경우 멀리 있는 것은 잘 보이고 돋보기 착용으로 근거리 시력 교정이 가능하다.

반면,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시야 전체가 뿌옇게 흐려지고 가까운 것과 먼 것이 모두 잘 보이지 않으며, 안경이나 돋보기로 시력을 회복할 수 없다. 백내장의 근본적인 치료는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적인 방법이다.

노안이 백내장을 직접적으로 앞당기지는 않지만, 두 질환 모두 노화와 관련이 있어 비슷한 시기에 나타날 수 있고 노안과 백내장이 함께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인 노안인지, 수술 치료 시기 결정이 중요한 백내장인지는 정밀한 안과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진단을 받은 이후에는 안과 검진을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상, 당뇨, 알레르기 결막염 등이 있는 경우는 노안이 없이도 백내장이 발생할 수 있어 젊은 나이에 백내장 수술을 받기도 한다.

최근에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백내장 수술로 노안과 백내장을 한 번에 교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백내장 수술은 원거리나 근거리 중 한 곳에 초점을 맞추는 단초점 인공수정체를 사용하는데,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사용하면 근거리와 원거리 시력을 모두 개선할 수 있고 수술 후 일상생활에서 안경이나 돋보기 의존도를 줄여 편의성을 제공한다.

요즘은 70대 이상의 어르신들도 핸드폰 사용이 많아 근거리 시력 확보에 대한 욕구가 크고, 직업 활동과 사교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수영이나 골프 등 활동적인 취미 생활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돋보기나 안경 착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게 수술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한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원거리와 근거리 등 여러 거리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빛을 분산시키켜 사용하기 때문에 빛 손실, 눈부심, 빛 번짐 등이 발생할 수 있어 망막이나 각막에 질환이 있거나 불규칙 난시, 녹내장 등이 있는 경우, 야간 운전을 많이 하거나 빛번짐이 업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직업을 가진 경우에는 추천하지 않는다.

라식, 라섹 등의 시력교정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면 정확한 인공수정체 도수 계산이 어려울 수 있고, 특히 각막 절삭면이 중심부에서 벗어나 있다면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 시 시력 만족도가 크게 낮아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정확한 검안을 통해 수술 후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안질환 여부와 각막 지형도를 포함한 여러가지 정보를 세밀하게 확인하고 충분히 설명을 듣고 상담을 받아야 한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로 변화된 시각 정보와 신호에 뇌가 적응하는데 보통 수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되기도 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화되는 경향이 있다. 고령이거나 뇌의 적응력이 낮은 환자는 적응이 어려울 수 있고 적응시간이 더 오래 소요될 수 있다.

다초점 인공수정체 백내장 수술을 하고 시력이 잘 나오고 안경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해 결과에 만족하는 분들도 많은데, 이는 정확한 검사와 충분한 상담을 바탕으로 환자가 렌즈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적응을 잘 해야 가능한 결과다.

김명준 대구 보라빛안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