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바이올리니스트 손모은 "파리의 재즈 사운드, 고향 대구에서 재현"

입력 2025-08-19 13:17:29

손모은 재즈밴드 '모은', 24일 내한투어 대구 공연
클래식 전공 도중 재즈 바이올린 접해 한달만에 파리행
라데팡스 콩쿠르 수상, 나만의 음악 이어갈 확신 얻어
미공개 자작곡 3곡 연주…관객 저마다의 장면 떠올리길

바이올리니스트 손모은. 재즈브릿지컴퍼니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손모은. 재즈브릿지컴퍼니 제공

재즈의 본고장 파리에서 자신만의 사운드를 빚어내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손모은. 프랑스의 권위 있는 재즈 페스티벌이자 콩쿠르인 라데팡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최고 연주자상을 수상한 그가 이끄는 재즈밴드 '모은(MOEUN)'이 첫 내한 공연에 나선다. 투어는 서울, 전주를 거쳐 24일(일) 오후 5시 고향인 대구의 베리어스 재즈클럽에서 피날레를 장식한다. 새 이름으로 무대에 오르는 공연은 일찌감치 전석 매진됐고, 그간의 음악 여정과 관객들에게 전하고픈 이야기를 미리 들어볼 수 있었다. 다음은 본지와 나눈 서면 인터뷰 전문.

- 고향 대구에서의 공연을 앞둔 소감은

▶지난해 8월 공연 이후 1년 만에 대구 무대에 선다. 이번에는 파리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는 두 명의 멤버들과 함께한다. 뮤지션이 되길 꿈꾸며 성장하던 고향에서 지금의 음악을 들려줄 수 있게 돼서 기쁘고 설렌다.

- 프랑스로 재즈 공부를 떠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클래식 바이올린을 전공하던 중 우연히 재즈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그라펠리(Stéphane Grappelli)의 영상을 보게 됐다. 바이올린으로도 재즈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찾아보니 프랑스 출신의 대가들이 많았다. 프랑스어 한마디 못하는 상태였지만 호기심 하나로 한 달 만에 준비해 파리로 떠났다.

- 지난해 7월 라데팡스 재즈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연주자상을 수상했다. 수상 이후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

▶내 음악을 새로운 시각으로 본 계기가 됐다. 당시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하던 시기였는데, 수상을 통해 큰 용기를 얻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용기는 앞으로도 남의 기준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꾸준히 이어가야겠다는 마음으로 이어졌다.

- 파리에서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흘러가나

▶매일 스케줄이 달라 정해진 루틴은 없다. 음악원에서 수업이 있는 날에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수업이 없는 날에는 곡을 쓰거나 연습, 공연 준비에 집중한다. 틈이 나면 산책도 나가고 전시, 다른 뮤지션 공연도 자주 보려고 하는 편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손모은. 재즈브릿지컴퍼니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손모은. 재즈브릿지컴퍼니 제공

- 대구시립교향악단 창단 멤버였던 할아버지로부터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할아버지에게 만 5세부터 15세까지 약 10년간 바이올린을 배웠다.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음악에 임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큰 영향을 받았다.

- 기존의 '손모은 프로젝트'에서 '모은(MOEUN)'으로 밴드명을 새롭게 바꿨다. 본격적으로 이름을 정한 이유는

▶올해 4월부터 활동명을 바꿨다. '프로젝트'라는 단어가 주는 일시적인 뉘앙스보다는, 앞으로 어떤 편성이든 내 세계를 자유롭게 담아낼 수 있는 직관적인 이름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더 간결하면서 국제 무대에서도 기억하기 쉬운 '모은(MOEUN)'으로 정했다.

- 연주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감정은 무엇인가

▶관객들이 꼭 특정 감정이나 장면을 느낄 수 있게 하기보단, 저마다의 기억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얹어서 자신만의 장면을 떠올릴 수 있는 음악을 하려고 한다.

- 대구 공연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곡도 있는가

▶이번 공연에서는 어디에서도 공개하지 않은 자작곡 세 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파리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 그리고 이미 여러번 함께 연주했던 김대호 베이시스트와 김영진 드러머와 함께 평소 파리에서 연주하는 사운드에 최대한 가까운 무대를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

- 앞으로의 활동 계획도 궁금하다.

▶올해 11월에 2집 녹음을 앞두고 있다. 2집이지만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하는 첫 앨범이다. 콘트라베이스 자리에 콘트라베이스·일렉베이스·보컬을 같이 하는 친구가 들어오고, 드럼 자리에는 퍼커셔니스트가 맡게 돼 1집과는 또 다른 색깔을 담게 될 것 같다. 내년 여름 전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번 앨범이 '손모은 재즈'의 또 다른 흐름이 될 것 같아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