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옥 루이엔(47) 박사, "나의 고향은 경북 봉화군입니다"

입력 2025-08-17 16:09:27 수정 2025-08-17 16:23:07

도 옥 루이엔 교수. 마경대 기자
도 옥 루이엔 교수. 마경대 기자

"저의 고향은 경북 봉화군입니다."

도 옥 루이엔(47·베트남 호찌민) 경북 봉화군 홍보대사는 지난 16일 "나의 꿈과 봉화군이 추진하는 K-베트남 밸리 사업이 맞아떨어졌다"며 "앞으로 K-베트남 벨리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루이엔 씨의 한국 사랑은 남다르다. 호찌민대학 한국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석사과정을 마친 그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호찌민대 한국어과 교수를 지낸 뒤 다시 한국으로 건너와 연세대에서 한국어 교육과 박사를 취득했다. 2010년 한국 이주 이후 베트남 이주여성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도 옥 루이엔 교수. 마경대 기자
도 옥 루이엔 교수. 마경대 기자

유승전자, Duc Toan 무역회사, IGMS 대표 등으로 활동 중인 루이엔 씨는 2014년 충남 천안시에 베트남 불교 사원인 원오사를 창건했다. 베트남 부자민(Puzamin) 공동체 대표를 맡아 이주민 자립 기반 교육과 생활지원, 진로상담, 문화적응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면서 베트남 이주민들의 안정적인 정착에 기여했다.

그는 다수의 베트남어와 한국어 교재 집필과 번역(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 등 7권), 국제학회 발표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화 K-베트남 밸리 사업, 베트남 창업생태계 조성 등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 오고 있다.

현재 광운대 한국어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지난해 8월 봉화군에 전입, 주말이면 봉화에 마련한 주택에 머물며 K-베트남 밸리 사업을 SNS를 통해 베트남 이주민들과 자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

도 옥 루이엔 교수. 마경대 기자
도 옥 루이엔 교수. 마경대 기자

루이엔 씨는 "한국 생활을 하면서 학교와 마트, 식당, 금융, 건강, 마음, 역사를 갖춘 베트남 마을을 만들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던 중 2023년 봉화군의 자문 요구로 K-베트남 밸리 사업을 알게 됐다. 내가 꿈꿔왔던 것과 비슷했다"며 "K-베트남 밸리 사업과 나의 꿈을 합쳐 멋진 베트남 마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K-베트남 밸리 사업은 화산이씨와 땅은 있지만 베트남 사람이 없다는 게 아쉬웠다"며 "부족한 베트남 사람은 내가 지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같고 부자민 공동체 회원들을 초청, 송이축제장에서 존리 대표 경제캠프와 베트남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고 전했다.

루이엔 씨는 "K-베트남 밸리사업이 완료되면 베트남 사람들이 여기 와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국내에 거주하는 베트남 이주민 35만명 가운데 3만여명을 이 마을로 이주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베트남 유튜브 채널을 통해 베트남 마을을 홍보하고 있다. 방송의 첫 코멘트는 '봉화에서 방송되는 교육방송입니다'로 시작한다. 이제는 오히려 베트남 이주민들이 방송을 더 궁금해하고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울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봉화에 내려와 행사장 다니고 충효당을 찾는 베트남 정부 관계자와 일반 시민들에게 리용상 왕자의 역사를 자세히 설명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고 있다"며 "봉화군과 함께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덴도축제도 참여했다. 리용상 왕자의 일대기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정신적으로 중요한 사업이다. 열과 성을 다해 사업의 성공을 이끌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1일 또 럼 베트남 당서기장의 국빈 방한 때 저녁 만찬장에서 통역을 맞았다. 앞서 경북도가 주관한 인구의날 기념행사에서 저출생 극복에 기여한 공로로 도지사 표창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오는 24일 봉화군 봉성면 충효당에서 열리는 한-베트남 글로벌 교류행사(다문화커뮤니티센터 상량식과 베트남의 날 행사, 리왕조 동상 제막식) 준비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루이엔 씨는 "베트남 마을이 조성되면 기획사를 만들어 운영해 보고 싶다"며 "가족 프로그램과 안내, 통역을 담당하고 싶다. 앞으로 봉화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올 것이다. 이런 마을이 있다는 것은 독특하다. 800년전 리용상 왕자의 정신을 이주여성들이 배워서 열심히 살아가는 자산으로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봉화군은 국내 유일의 베트남 리왕조 유적지를 활용한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는 2029년까지 총사업비 120억원을 투입, 봉트남(봉화+베트남) 브랜드 개발, 베트남 테마마을 조성, 연계협력 관광 상품 개발, 관리 운영 사업 육성 등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