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동원력은 1위, 순위는 8위로 대조
선발진 분투, 타선 부진과 불펜에 발목
팬들의 성원은 여전하다.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는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바꾸는 게 급선무. 이대로라면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진출도 물 건너간다.
삼성은 관중 동원력에서 1위다. KBO 리그 전통의 명가답다. KBO에 따르면 8월 13일을 기준으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을 찾은 관중은 125만8천816명. 관중 120만명 고지를 넘은 건 삼성과 2위 LG 트윈스(121만5천752명)뿐이다.
13일 라팍은 시즌 42번째 매진을 기록했다. 평일임에도 2만4천석은 가득 찼다. 마침 12~14일 상대는 전통의 라이벌 KIA 타이거즈.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의 첫 글자를 따 '달빛 시리즈'란 이름 아래 다양한 부대 행사를 마련했다.

두 팀 응원단은 함께 공연을 펼쳤다. 상대방 응원가를 함께 부르며 춤을 추는 장면도 펼쳐졌다. 축구장에서라면 상상하기 힘든 풍경. 그래도 가벼운 마음으로 야구를 즐긴다면 그럴 만하다. 각자 야구를 즐기는 방법, 일상에서 야구가 주는 무게감이 다를 수 있다.
다만 이런 분위기가 달갑지 않은 팬들도 있다. 50대 후반인 한 남성 팬은 "30년 간 삼성 팬이다. 야구를 이렇게 못하는데 흥을 낼 일이냐"며 "답답한 경기력에 울화통이 터진다. 그런데도 상대방 응원가를 같이 부르고 춤을 춘다는 게 황당하다"고 했다.
화를 내는 팬들도 이해가 간다. 삼성은 4연패에 빠졌다. 순위는 8위. 연일 라팍을 가득 메워주는 팬들을 생각하면 민망한 자리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은 5위. 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KIA와 승차도 4경기로 벌어졌다.

이들은 단순히 졌다고 손가락질하는 게 아니다. 답답한 경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선발투수들이 분투해도 타선이 침묵하고 불펜까지 흔들리면서 하위권을 전전하기 때문이다. 13일에도 아리엘 후라도가 7이닝 1실점으로 역투했지만 1대9로 대패했다.
특히 후라도는 '불운의 대명사'라 할 만하다. 완투(3회) 횟수와 소화 이닝(150⅓이닝)뿐 아니라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18회로 1위다. 하지만 다승 부문에선 10승으로 5위. 득점 지원이 부족했거나 불펜이 불안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불펜은 삼성의 약점. 불안하다는 게 새삼스럽지 않다. 다만 타선이 부진한 게 뼈아프다. 삼성은 선발투수진과 화력을 앞세워 버텨온 팀. 방망이가 침묵하면서 한쪽 날개를 잃은 꼴이 됐다. 특히 공격의 핵 구자욱이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189로 부진했다.

팬들이야 야구를 두고 '그깟 공놀이'로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야구를 생업으로 하는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다르다. 이런 상태라면 일터를 잃을 수도 있다. 자신은 괜찮다며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이도 거의 없어 보인다. 더 밀리면 벼랑 아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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