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조민 못지켜 미안" 차정인 교육위원장 지명

입력 2025-08-14 11:42:32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국민의힘 규탄 및 탄핵소추안 가결 촉구 제 시민사회 및 야5당 공동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장관급 6명에 대한 내정 인사를 단행했다. 이 중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장에 지명된 차정인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자녀 입시 비리 사건과 관련 조 전 대표 딸 조민씨에게 사과한 바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차 전 총장을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지명했다.

차 전 총장은 마산고와 부산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28회)에 합격, 검사로 임관한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06년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임용됐다. 이재명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18기) 동기로 알려졌다.

차 전 총장은 2020년 부산대 총장 선거에 출마, '부산대를 부산대답게'란 슬로건으로 당선됐다. 총장 재임 중에는 부산교대와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차 전 총장 지명 배경에는 지역 거점 국립대 총장들의 추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재명 정부의 대표적 교육 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실행할 적임자란 이유에서다.

차 전 총장은 지난 2월 부산 교육감 예비후보 자격으로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 씨를 대변인 발언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그는 "대학이 따라야 할 법적 규범을 준수했고 학생의 억울한 점을 밝히는 데도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결과적으로 학생을 지키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당시 수사가 정치검찰의 표적 수사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수사 결과와 법원판결을 적용할 수밖에 없는 행정 책임자로서 무겁고 곤혹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6명의 장관급 인선에는 정치인은 포함되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부각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번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현역 의원을 지명했던 것과 달리 이날 이 대통령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장과 국회 성평등자문위원, 한국성폭력상담소 자문위원 등 여성 인권 관련 활동 경험이 풍부한 원민경 후보자를 지명했다.

원 후보자는 2021년 'n번방 성착취 사건'과 관련해 결성된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 변호인단에도 참여한 바 있다.

그간 장관급에 한 명도 없었던 학계 인사들도 다수 포함됐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장관급 후보자로 교수가 지명된 적이 없었지만 이날 발표된 인선 중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 후보자, 김호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장 후보자 등 3명이 교수 출신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역시 기획재정부 1차관을 역임한 정통 경제 관료 출신으로,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이어 온 실용주의 인사 코드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