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국가재정 취약…수확 위해 빌려서 씨 뿌려야"

입력 2025-08-13 12:06:30 수정 2025-08-13 13:16:19

확장재정 기조에 무게…"무조건 빌리지 말라고 하면 농사 못 지어"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국가 재정 운용 방향과 관련해 "지금 씨를 한 됫박 뿌려서 가을에 한 가마를 수확할 수 있다면 당연히 빌려다 씨를 뿌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주최한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옆집에서 씨앗을 빌려 오려 하니 '왜 빌려오느냐, 있는 살림으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살림을 하다 보니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쓸 돈이 없어 참 고민이 많다"며 "재정이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함에도 조세 수입도 줄어들고 있다. 경제 성장이 둔화로 세입이 줄면서 국가 재정이 취약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봄에 뿌릴 씨앗이 없어 밭을 묵힐 생각을 하니 답답하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무조건 빌리지 말라고 하거나 있는 돈으로만 살라고 하면 결국 농사를 못 짓게 된다. 이 점에 대해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국채 발행 등으로 재원을 마련해 적극적 재정 지출을 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에게 지출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지출을 조정해 가용자원을 확보해야 하고 비효율적인 예산 지출 역시 효율적 지출로 전환해야 한다"며 "좋은 의견을 내주면 예산 편성 과정에서 잘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국무회의에서도 "정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예산안 편성을 신중히 할 것을 강조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들이 만만치 않고 또 민간의 기초체력도 많이 고갈된 상태"라며 "한편으로 지금 나라 살림의 여력이 그리 많지 않은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여러 어려움들이 있겠지만 각 부처는 관행적이거나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낭비성 예산들을 과감히 조정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예산 편성 과정에 폭넓게 반영해서 효율적인 예산 편성이 가능하도록 준비해 주시기 바란다"며 "내년 예산이 회복과 성장의 실질적인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민생 경제 중심의 효율적인 예산안을 편성해 주시도록 당부드린다"고 했다.

기획재정부는 '국민참여예산 플랫폼'을 만들고 7월 15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 국민 제안도 접수받았다. 주권자이자 수혜자인 국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국민 주권 예산'을 실현하겠다는 의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