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공모전·학교 교육까지…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 확산
달서구청장이 만든 노래가 최근 지역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작사가는 다름 아닌 이태훈 달서구청장, 작곡은 인공지능 프로그램 '수노(Suno AI)'가 맡았다. 여기에 MZ 세대 공무원들이 합창으로 힘을 보태 완성한 창작 캠페인송 '기후위기식단'이 그 주인공이다.
이 곡은 '일회용품 NO, 잔반발생 NO', '작은 한 끼가 세상을 바꿔'라는 핵심 메시지를 중심에 두고 제작됐다.
가사는 짧고 직관적이면서도 일상 속 실천을 쉽게 떠올릴 수 있도록 구성됐다.
경쾌한 멜로디와 리듬은 환경 캠페인송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엄숙함 대신 친근함을 강조해,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따라 부르게 만든다.
합창에는 행정, 보건, 공업, 환경 등 다양한 직렬의 공무원들이 참여했다. 환경공무직 직원들도 함께 목소리를 보탰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구성으로 완성된 합창 영상은 달서구청 공식 유튜브와 SNS 채널을 통해 공개되자마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공개 하루 만에 수천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댓글창에는 "가사와 멜로디가 귀에 쏙 들어온다", "환경 실천이 이렇게 유쾌할 수 있다는 걸 처음 느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노래를 직접 들은 주민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두류동에 거주하는 60대 주민 김모 씨는 "환경보호 얘기는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이 노래는 재미있고 쉽게 다가와서 좋았다"며 "손자하고 같이 들었는데, 아이가 가사를 외우더라"고 전했다.
장기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 씨도 "손님들이 음식 남기지 말자는 가사를 듣고 웃으면서 공감해줬다"며 "손님들 대화 소재로도 쓰인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의 반응 역시 뜨겁다.
대학생 이모 씨는 SNS에 "요즘 캠페인송 중에 이렇게 중독성 있는 건 처음"이라는 글과 함께 합창 영상을 공유했다. 또 다른 20대 직장인 박모 씨는 "회사 동료랑 점심 먹으면서 '일회용품 NO' 부분을 장난처럼 따라 부르다 보니, 진짜로 머그컵을 쓰게 됐다"며 노래의 영향력을 인정했다.
전문가 평가도 뒤따랐다. 20년 경력의 작곡가 출신 한 음악감독은 '기후위기식단'을 들은 뒤 "AI 작곡이라고 하면 단조롭거나 기계적인 사운드를 떠올리기 쉬운데, 이 곡은 상당히 완성도가 높다"며 "특히 가사와 멜로디의 조화가 좋고, 합창 파트의 편곡이 안정적이라 일반 대중이 거부감 없이 들을 수 있다"고 호평했다.
그는 또 "이런 형태의 캠페인송이 지속적으로 나오면 환경 메시지가 훨씬 효과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달서구는 이번 노래를 단순한 홍보물이 아니라 교육자료와 캠페인 콘텐츠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관내 초·중·고등학교에서 열리는 환경교육 시간에 해당 곡을 활용해 학생들이 노래를 부르며 탄소중립 실천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주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희망달서 AI노래 뮤직비디오 공모전'을 개최한다. 주민 누구나 자신의 버전의 '기후위기식단'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제출할 수 있으며, 수상작은 달서구청 공식 채널에서 공개된다.
이를 통해 주민들이 단순한 청취자를 넘어,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는 주체로 나서도록 한다는 것이 구청의 목표다.
노래 발표와 함께 달서구는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 캠페인도 병행하고 있다. ▲외식업소 기후위기식단 실천 운동 ▲음식물쓰레기 감량 컨설팅 ▲낭비 없는 음식문화 캠페인 등을 추진하며, 음식문화 개선과 쓰레기 감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은 곡이 전하는 메시지와 연결돼, 주민들이 캠페인을 더 쉽게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실제로 달서구 관내 한 초등학교에서는 점심시간 방송으로 '기후위기식단'을 틀어주고 있다. 5학년 담임 교사 B 씨는 "학생들이 가사 중 '작은 한 끼가 세상을 바꿔'라는 부분을 특히 좋아한다"며 "음식 남기지 말자는 말보다 노래로 전하니 효과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지역 음악인들 사이에서도 '기후위기식단'은 흥미로운 사례로 평가받는다. 지역 밴드 보컬로 활동하는 최연배(43) 씨는 "공무원과 AI, 주민이 함께 만든 노래라는 점에서 독창성이 크다"며 "환경 캠페인에 이렇게 창의적인 접근을 한 건 칭찬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이번 노래는 달서구 전 공직자의 실천 의지를 담은 목소리이자 주민과 함께하는 녹색 전환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 문제를 단순한 경고나 지시로만 전달하는 대신, 즐기고 따라 부를 수 있는 형태로 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노래가 공개된 이후, 일부 주민들은 '기후위기식단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SNS에 짧은 영상들을 올리고 있다. 식탁에서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장면, 남은 음식을 포장해 가져가는 모습 등을 노래와 함께 편집한 영상이 공유되면서, 자연스럽게 생활 속 환경 실천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기존 환경 캠페인이 정보 전달 위주였다면, 이번에는 참여와 재미를 결합했다"며 "주민들이 '환경보호=딱딱하고 의무적인 것'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후위기식단'은 단순히 한 곡의 노래를 넘어, 지역사회 전반에 새로운 형태의 환경 메시지를 전하는 매개체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AI와 사람, 그리고 행정이 함께 만든 결과물이 주민들의 귀와 마음을 사로잡으며, 달서구의 녹색 실천을 노래로 확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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