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초콜릿 가게에서 일하던 10대 아르바이트생들이 사장 모르게 손님에게 '계좌이체 시 2000원 할인' 행사를 안내하며 수천만 원을 가로챈 사실이 알려졌다.
1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3년째 수제 초콜릿 가게를 운영 중인 A씨는 최근 급격한 매출 감소 이유를 파악하던 중 이 같은 정황을 확인했다. 전국에 5개 매장을 운영할 만큼 사업이 확장됐던 A씨는 지난해 경북 경주에 새 매장을 열었으나, 이곳 월매출이 평균 4천만 원에서 최근에는 1천만 원대로 급감했다. 이 가게에는 10대 아르바이트생 2명을 두고 있었다고 한다.
A씨는 경기 침체 탓이라 여겼지만, 한 손님으로부터 뜻밖의 다이렉트 메시지 받게 됐다. 손님은 "계좌이체로 결제하면 2000원 할인해 줬는데 이번에 현금으로 결제하니까 할인을 안 해주더라"며 "지금은 할인 행사를 안 하냐"고 물었다. A씨가 "영수증 리뷰 작성 시 1000원 할인만 제공하지만 계좌이체나 현금 결제 시 할인은 없다"고 답하자, 손님은 "아니다. 계좌이체하고 2000원 할인받았다"며 이체 내역을 사진을 찍어 보여줬다.
그 내역 속 송금 수신자 이름은 아르바이트생의 이름이었다. 매장 CCTV에는 이들이 손님에게 휴대전화를 보여주며 계좌이체를 유도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들은 손님에게 안내문을 보여줬고, 손님은 휴대전화로 송금을 하는 듯한 모습도 담겼다. 이후 아르바이트생 휴대전화에는 '입금알림'으로 추정되는 메시지가 왔고, 아르바이트생은 손님이 떠난 후에는 안내문을 숨기는 모습도 담겼다.
확인 결과, 아르바이트생 2명이 근무 시간 동안 손님들에게 안내판을 내밀며 '계좌이체 결제 시 2000원 할인'을 제안하고, 자신들의 개인 계좌로 입금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지인에게 손님으로 가장해 매장을 방문하도록 해 이를 보디캠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보디캠 영상 속에는 A씨가 아르바이트생에게 안내문에 적힌 계좌번호를 가리키며 "왜 니 계좌번호가 적혀 있냐. 왜 너가 2천원을 떼고 받느냐"며 추궁하자 아르바이트생은 이를 인정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돈은 쇼핑과 배달 음식 구입에 썼다고 털어놨다. 피해 금액은 약 5천만 원에 달했다. 해당 매장에는 이달 초부터 새로운 아르바이트생들이 일하고 있는데, 열흘 만에 기존 한 달치 매출을 회복했다고 한다.
A씨는 이들이 미성년자라는 점을 고려해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부모에게 알렸고, 두 사람과 부모가 사과와 함께 전액 변제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아르바이트생들을 믿고 고용했는데 사람에 대한 배신감이 너무 크다. 괘씸하지만 횡령한 금액만 변제한다면 경찰 신고는 안 하기로 했다. 정신 차렸으면 좋겠다"며 "다른 자영업자들도 경각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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