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사대부중, 자기 이해·감정 표현 배우는 '마음교육'
대구 경암중, VR 프로그램 통해 실전 연습 '스포츠와 AI'
대구 능인중, 소비·저축·투자 실천하는 '경제·금융 교육'
초·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올해 처음 시행하는 '학교 자율시간'이 학교 현장에서 안착하고 있다. 학교 자율시간은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국가 교육과정 외에 학교와 지역의 특성, 학생의 요구에 따라 자율적으로 새로운 과목이나 활동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구 지역 학교들은 학교의 여건에 맞는 과목을 직접 개발하거나 학생의 요구에 부합하는 과목을 선택해 저마다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주어진 공통 교육과정을 수용하던 입장을 넘어, 이제 학교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편성·운영해 교육적 효과를 보고 있는 중학교 세 곳을 살펴봤다.
◆내 마음 살펴보며 자존감 쑥쑥
경북대사범대학부설중학교는 학교 자율시간을 활용해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마음교육' 수업을 매주 운영하고 있다. 중학교 입학이라는 낯선 환경 속에서 정서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시기인 만큼 학생들이 자신을 이해하고 감정을 건강하게 다루며 자존감을 키울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했다.
마음교육 수업은 학생들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진짜 나를 알아볼까?', '감정의 파도 다스리기', '당연히 다를 수 있어'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학생들은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다양한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활동에 참여한다. 감정 조절, 관계 형성, 갈등 해결 등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자기 이해 및 감정 표현 능력을 자연스럽게 기르는 것.
학교는 마음교육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바쁘게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자기 마음에 집중하고 스스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갖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1학년 구나현 학생은 "마음교육을 하면서 처음으로 내 감정에 온전히 집중하고 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나도 몰랐던 내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업을 담당한 예지명 교사는 "마음교육을 처음 맡았을 때에는 아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다룰 수 있을지 막막했다"면서도 "아이들과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이끌다 보니 조금씩 길이 보였다"고 말했다.
서정은 경북대사대부중 교장은 "학교 자율시간은 학교가 학생의 삶과 성장을 중심에 두고 교육과정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한 중요한 변화"라며 "이러한 시간을 마음교육으로 채워 학생들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AI·VR 활용해 교내서 탁구 체험
지난해 10월 학생·학부·교원을 대상으로 학교 자율시간에 대해 수요 조사한 결과 '체육' 과목을 '매주 1회'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가장 많이 나왔다. 학교는 AI 정보교육 중심학교 운영, 체력 단련실 구축 등 학교의 특성을 반영해 스포츠와 AI를 결합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먼저 학생들에게 탁구의 기본자세와 다양한 기술을 체계적으로 익히도록 지도한 후 실제 경기에서 필요한 게임 규칙, 요령 등 단계별 연습을 실시했다. 이어 최신 가상현실(VR) 기기를 활용한 '탁구 VR'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탁구장에 가지 않고도 교실 내 가상 공간에서 경기를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했다.
특히 해당 프로그램은 AI가 학생 개개인의 실력과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분석해 개별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 학생들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수업에 참여한 1학년 박영준 학생은 "처음에는 VR 기기가 어색했는데 하다 보니 금방 적응이 되어 재미있게 탁구를 쳤다"며 "AI가 경기 상대 역할뿐만 아니라 코치 역할까지 해줘서 혼자서도 연습을 잘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도 교사인 박태문 교사는 "스포츠와 AI를 결합한 VR 탁구 수업을 진행해 보니 실내에서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며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고 체육 수업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봤다"고 했다.
이옥순 경암중 교장은 "정기적인 피드백을 통해 학교 자율시간의 효과성을 평가하고 필요한 시설 및 자료를 보강해 나갈 것"이라며 "학교 자율시간이 현장에 안착되어 학생들이 보다 의미 있는 학습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직접 투자하며 익히는 경제 감각
대구 능인중학교는 올해 1학년 1학기 사회 수업시수 51시간 중 17시간을 학교 자율시간으로 확보해 '글로벌 경제·금융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금융 교육은 학생들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글로벌 경제 및 금융에 대한 지식을 습득해 건전한 소비자·생산자·투자자, 그리고 세계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수업은 경제 및 금융에 대한 지식은 물론 실생활에서의 의사결정 능력, 건전한 재무 태도와 습관 등을 기르도록 체계적으로 설계됐다. 교육과정은 경제와 금융의 기본 개념을 실생활과 연결해 이해하는 것을 중심으로 용돈 관리, 소비 계획, 저축, 투자 등의 주제를 학생들이 직접 설계·실천하는 활동이 병행됐다.
또 모의 투자 게임, 소비자 권리 탐구, 금융사기 예방 캠페인 기획, 국제 경제금융 신문 기획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경제적 주체성 및 시민의식을 기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수업에 참여한 1학년 장준현 학생은 "그동안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몰라 막연했는데 이번 수업을 통해 소비, 저축, 투자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며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도 지금 배운 내용을 토대로 올바른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수업을 기획한 박태윤 교사는"학생들이 직접 예산을 세우고 소비 계획을 작성하면서 실질적인 금융 감각을 익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특히 모의 주식 투자 활동을 통해 시장의 흐름을 읽고 손실과 이익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합리적 사고력·문제해결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김익수 능인중 교장은 "앞으로도 학생들이 주체적이고 책임감 있는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실천 중심의 경제·금융 교육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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