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지역 새마을금고·신협 모두 '적자의 늪' 비상

입력 2025-08-11 15:27:13

6개 금고·신협 당기순이익 적자 돌아서, 대출 연체율 등 수직 상승
일부 금고 대출금·예금 횡령사고, 부실 경영 '경계선 넘었다' 지적

새마을금고 로고. 매일신문DB
새마을금고 로고. 매일신문DB
신협 로고. 매일신문DB
신협 로고. 매일신문DB

경북 영천에 본점을 둔 서민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 모두가 적자의 늪에 빠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일부 새마을금고는 대출금 및 예금 횡령사고까지 터진 것으로 드러나 부실 경영의 경계선을 넘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11일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영천에는 5개 새마을금고와 1개 신협이 본점과 지점을 포함해 19개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이들 기관의 자산 규모는 작년 말 기준 예금과 대출금 등을 모두 합쳐 6천130억원이 넘는다. 올해 영천시 본예산 1조3천540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하지만 6개 기관의 경영 공시를 보면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적자 경영을 이어 온 A금고를 비롯해 다른 5개 금고와 신협도 작년 말과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선 때문이다.

특히 자산건전성 지표로 부실 채권 비율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과 대출 연체율은 수직 상승했다.

A금고는 2023년 말 각각 0.24%, 1.89%였던 고정이하여신과 대출 연체율이 작년 말에는 13.2%, 10.84%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12월에는 회원 대출금 및 예금 횡령, 회원 및 채무자와의 사적 금전거래, 동일인 한도 초과 대출 등의 사실이 적발돼 임원 1명과 직원 4명이 직무정지, 징계면직 등의 처분을 받는 등 내부 관리감독 부실과 도덕적 해이도 발생했다.

그간 탄탄한 경영 실적을 쌓아 온 B금고도 같은 기간 대출 연체율이 0.88%에서 6.88%로 급상승하고 지난 5월 경영실태평가에서 단순자기자본비율이 2.69%에 불과해 자본적정성 4등급(취약)으로 경영개선 권고 조치를 받았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대표적 서민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와 신협의 경영 악화와 관리감독 부실은 주 고객인 회원(조합원)과 영세 자영업자, 서민층은 물론 지역경제에 그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 지역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도 많겠지만 지역금융의 장점을 살린 책임 경영 강화로 수익 증대 및 부실 채권 관리 방안 추진 등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