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를 후계자로 부각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미국 언론에서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김주애가 공식 석상에 등장한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 총 39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이 중 24회가 군 관련 행사였다고 보도했다. 북한 정권의 핵심 기반이 군 권력인 점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권력 승계 구도를 김주애 쪽으로 굳혀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NYT는 "그녀는 북한에서 알려진 공식 직함이 없다. 외부 세계는 그녀의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 북한 관영 매체는 그녀의 이름도 언급하지 않고, 오직 '가장 친애하는' '존경하는' 지도자의 딸이라고만 언급한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의 정보기관과 분석가들은 김주애를 김정은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보고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김주애가 처음 공개된 시점은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현장이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ICBM을 배경으로 김주애의 손을 잡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초기 사진에서는 김 위원장 뒤편이나 리설주 여사와 함께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2023년 9월 처음으로 김 위원장 옆자리에 나란히 앉은 모습이 공개되며 위상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해 2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도 김 위원장, 리설주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특히 2023년 11월 공개된 사진에서는 김 위원장보다 앞선 위치에서 크게 등장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러시아 대사를 직접 영접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조선중앙TV 영상에는 김 위원장이 손으로 김주애의 등을 밀며 영접을 유도하는 장면이 담겼다. NYT는 김주애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횟수가 39번인데, 그중 24번이 군 관련 행사였다고 집계했다. NYT는 "김정은도 김정일의 권력 계승을 군 권력을 통해 확립했다"며 "김주애를 군사 행사에 데려가면서 본인이 고위 간부를 어떻게 다루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NYT는 "한국 정보기관은 김정은에게 자녀가 둘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 주애보다 나이가 많은 아들, 즉 세 번째 자녀가 있다는 미확인 보도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김주애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유일한 자녀"라면서 "만약 그녀가 후계자로 지명된다면 고도로 군사화된 가부장제 국가이자 핵보유국인 북한을 통치하는 최초 여성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북한 김씨 일가의 가족력으로 추정되는 심혈관계 질환이 김 위원장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주애의 후계 구도 정립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다룬 책 '더 시스터(The Sister)'의 저자 이성윤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NYT에 "(김주애에 대한 계승 작업은) 북한이 '우리는 시간이 얼마든지 있지만, 당신들(미국과 한국)은 4~5년 임기 제한에 묶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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