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국산 AESA 레이다 양산 1호기 출고…KF-21 최첨단 '눈' 달고 본격 비상

입력 2025-08-06 15:27:21

美 기술이전 거부 딛고 4년 만에 개발 성공…'방산 강국' 입증
"경전투기·무인기용 레이다로 글로벌 시장 공략 가속화"
2028년까지 총 40대의 AESA 레이다 순차적으로 공급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가 비행 시험에 앞서 지상에서 플랫폼 모의장치에 장착돼 기능과 성능을 검증받고 있다. 이 지상 시험이 완료되면 한국형 전투기(KF-21)에 탑재될 모든 준비를 마치게 된다. 한화시스템 제공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가 비행 시험에 앞서 지상에서 플랫폼 모의장치에 장착돼 기능과 성능을 검증받고 있다. 이 지상 시험이 완료되면 한국형 전투기(KF-21)에 탑재될 모든 준비를 마치게 된다. 한화시스템 제공

한국형 전투기(KF-21)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최첨단 '눈'을 달고 본격적인 비상에 나선다. 미국이 기술이전을 거부해 개발에 난항이 예상됐던 핵심 장비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다'가 마침내 양산에 돌입해 KF-21에 탑재되기 시작했다.

지난 5일 한화시스템 용인종합연구소에서 방위사업청 주최로 KF-21용 'AESA 레이다 양산 1호기 출고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방위사업청, 공군, 국방과학연구소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한화시스템은 2028년까지 총 40대의 AESA 레이다를 순차적으로 공급해 KF-21에 탑재할 예정이다.

전투기의 '눈'으로 불리는 AESA 레이다는 공중·지상·해상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하는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최첨단 장비다. 기존 기계식 레이다보다 탐지 범위가 넓고 반응 속도가 빨라 현대 공중전에서 전투기의 생존과 승패를 가르는 핵심으로 꼽힌다.

AESA 레이다는 2015년 미국이 기술이전을 거부하며 국내 개발에 대한 우려가 컸던 분야다. 하지만 국방과학연구소 주관 아래 개발에 착수한 한화시스템은 불과 4년 만인 2020년 시제 1호기를 출고해 기술력을 입증했고 이번에 양산 1호기 출고라는 결실을 봤다.

지난 5일 열린 한국형전투기(KF-21)용 AESA 레이다 양산1호기 출고식에서 한화시스템,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제공
지난 5일 열린 한국형전투기(KF-21)용 AESA 레이다 양산1호기 출고식에서 한화시스템,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제공

이번 출고식이 열린 용인종합연구소에는 지난해 말 AESA 레이다 성능 시험을 위해 최첨단 안테나시험장이 구축됐다. 이곳에서는 약 1천여 개 송수신 채널로 구성된 AESA 레이다 안테나의 핵심 성능을 정밀하게 검증할 수 있다.

정규헌 방위사업청 미래전력사업본부장은 "KF-21을 필두로 첨단 강군과 방산 강국 육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혁 한화시스템 DE사업부장은 "한화시스템은 항공기용 AESA 레이다 국산화 개발에 성공하고 안정적인 양산을 넘어 수출까지 성공시킨 국내 유일한 기업"이라며 "미들급 전투기부터 경전투기·소형 무인기까지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 가능한 AESA 레이다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5월 유럽의 항공우주 기업 레오나르도와 '경공격기 AESA 레이다' 안테나 공급 계약을 맺으며 국산 AESA 레이다의 첫 수출길을 열었다.

또한 한화시스템은 AESA 레이다와 함께 미국이 기술이전을 거부한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와 '전자광학 표적획득추적장비(EO TGP)'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 밖에도 KF-21의 두뇌 역할을 하는 '임무 컴퓨터(MC)' 등 필수 항전장비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해 KF-21 국산화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