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31회 대구광역시장배 골프대회를 마무리하며

입력 2025-08-05 12:24:34

대구시골프협회 경기위원장 김형식 프로

대구시골프협회 경기위원장 김형식 프로
대구시골프협회 경기위원장 김형식 프로

제31회 대구광역시장배 골프대회에 경기위원장으로 처음 참여하며 하나의 '시스템'으로 지역 골프계를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경기장의 긴장감, 숨은 실무자들의 헌신,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장을 준비하는 유소년 골퍼들의 열정을 보며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를 스스로 묻게 됐다.

먼저 유소년 골프가 성장할 공간이 부족하다.

대구는 전국 어느 지역보다도 초등학생 골프 등록 선수가 많은 도시다. 배상문, 김대현, 권성열, 서요섭, 류현우 선수 등 한국 골프를 대표하는 여러 선수들이 바로 이 대구에서 시작해 세계 무대로 나아갔다. 하지만 그 뒤를 잇는 세대를 위한 환경은 과연 충분할까?

청소년 골퍼들이 안정적으로 훈련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전용 공간, 교육 시스템, 지도자 매칭 체계 등은 여전히 부족하다. 연습장이 아닌 실제 필드 기반 훈련이 가능한 유소년 전용 골프센터, 전문 체력·멘탈 트레이닝을 접목한 다차원적 지원 시스템, 현재 지역 골프 환경 때문에 서울이나 경기로 떠나는 학생들이 많다. 학업과 훈련을 병행할 수 있는 교육 협력도 반드시 검토되고 체계적인 선수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대구 지역의 골프 시설은 대부분 민간 운영 또는 상업 중심이다. 초·중·고 유소년 골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거나 접근하기엔 거리적·재정적 제약이 크다.

특히 일반 시민과 생활체육인들도 라운딩 자체에 대한 기회가 제한적이며, 예약·운영 시간 등에서 제약이 많은 현실은 골프의 대중화라는 시대 흐름과 다소 거리가 있다.

골프장을 도시의 체육자산으로 바라보는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 예산 확보를 통해 유소년 선수들에게 정기 라운드 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정기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시민 중심 공공 골프 프로그램'도 제도화돼어야 한다.

유소년 골퍼들은 재정적 어려움도 겪고 있다. 골프는 기본적으로 장비, 레슨, 대회 참가비 등 비용 장벽이 높은 종목이다. 학부모 개인의 부담에 의존하는 구조로는 장기적인 인재 육성과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

이에 대해 대구시골프협회 차원에서 기업 후원 연계 프로그램, 장학 기금 마련, 자발적 모금 캠페인 등이 보다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공공 체육예산의 일정 부분을 유소년 골프에 배분하고, 민·관·협회 3자가 함께하는 후원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안이다.

골프는 단지 경기 종목이 아니다. 품격, 배려, 집중력, 예절 같은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하는 훌륭한 스포츠다. 이런 문화를 품고 자란 아이들이 바로 지역의 인재이며, 그들이 성장해 다시 지역에 기여하게 될 때 진정한 스포츠 생태계가 완성된다.

제31회 대구시장배 골프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지금, 이 대회를 기점으로 우리는 '이후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할 때다. 경기를 잘 치러낸 것도 중요하지만, 그 경기의 의미를 이어갈 시스템을 남기는 것, 그것이 우리 지역 골프계의 다음 도전이자 의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