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넘으니 환율 '파고'…장중 1400원대 찍고 떨어져

입력 2025-08-03 16:22:00 수정 2025-08-03 20:02:16

두 달 반 만에 최대폭 '출렁'인 환율, 물가 상승 우려까지

3일 서울 명동 시내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같은 날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일 오전 1,400원 선을 넘어선 뒤 오후 5시 43분께 1,407.4원까지 뛰었다. 전날 주간 거래 종가 대비 20.4원 높은 수준이다. 환율이 급등락하며 하루 변동 폭은 22.9원에 달했다. 연합뉴스
3일 서울 명동 시내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같은 날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일 오전 1,400원 선을 넘어선 뒤 오후 5시 43분께 1,407.4원까지 뛰었다. 전날 주간 거래 종가 대비 20.4원 높은 수준이다. 환율이 급등락하며 하루 변동 폭은 22.9원에 달했다. 연합뉴스

한국경제가 관세협상 타결로 일부 불확실성이 제거됐지만 '환율'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떠안게 됐다.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로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대선 이후 다소 안정기를 찾는 듯 했지만 1,400원까지 다시 치솟고 있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2일 원·달러 환율은 1,388.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로써 7월 다섯째 주(7월 27일~8월 2일) 달러·원 환율은 1381원에 출발해 1388.3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지난 1일에는 장중 환율이 1,407.4원까지 오르며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14.40원 오른 1,401.4원에 마감하면서 1,400원대 진입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환율 급등의 배경에는 달러 강세와 더불어 국내 세법개정안에 따른 외국인 투자심리 위축이 꼽힌다. 다만 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1,380원대로 일시 조정됐지만, 전문가들은 고점 압력을 경고하고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선임연구위원은 "하반기 달러인덱스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민간 회복세가 더디면 연말까지 환율 수준은 1,300원대 후반∼1,400원대 초반을 유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도 "1400원을 웃도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환율 상승이 폭염과 폭우 등으로 치솟은 물가에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은 오는 5일 7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할 예정인데, 시장은 2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2% 상승했다.

특히 식품 물가 상승이 눈에 띈다. 여름철 집중호우와 폭염이 번갈아 닥치며 농축수산물 수급에 차질이 발생했고, 수온 상승에 따른 어획량 감소는 수산물 가격을 자극하고 있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도 잇따라 오름세를 타고 있는 상황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오는 7일 발표하는 '8월 경제동향'에서도 경기 둔화를 진단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달 발표에서는 "여전히 미약한 경기 흐름"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