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투서와 고발 난무하는 혼란 상황
대구 각계 커지는 우려 목소리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의 내부 분란이 과열되면서 각종 투서와 고발이 남발되자 문화계 곳곳에서 "진흥원이 갈 곳을 잃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당초 설립 당시부터 서로 다른 기관들의 직책과 직급이 맞지 않는 직원들이 한데 뒤섞이면서 팽배했던 불만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다, 특정 몇몇이 자신들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과도한 권한행사를 서슴치 않고, 일부 직원들에 대한 집단 괴롭힘을 노골화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내부 갈등이 외부 협력기관들에까지 영향을 끼치면서 문화계 뿐 아니라 대구 각계에서 진흥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진흥원 A팀장은 과거 자신이 데리고 있던 직원 B씨를 문제 삼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31일에는 A씨가 B씨를 경찰청에 고발하겠다며 올린 사내 결제 문서가 시스템 에러로 인해 보안 열람 권한이 없는 다른 직원들에게까지 보여지면서 구설이 확산일로다.
A씨의 주장은 B씨가 사문서를 위조했다는 것이다. 외부 기관과의 협력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문에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을 B씨가 외부 기관의 동의를 얻어 채워넣었기 때문이다. C기관도 B씨의 업무상 과실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A씨로부터 끊임없이 추궁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B씨는 "이는 외부기관들의 동의 하에 업무의 효율을 위해 이뤄진 것이라는 사실이 이미 진흥원 내부 감사와 대구시 감사를 통해 확인됐으며,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음에도 A팀장과 그 윗선들이 자신에 대한 괴롭힘을 멈추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순태 대구문화예술진흥원장도 "B씨의 주장이 일부 맞다"면서 "진흥원 내부 감사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마무리됐으며, 같은 사안에 대해 재차 문제제기가 있어 대구시 감사가 진행됐으나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진흥원 내 분위기는 직원들 간에 불신과 혐오로 번지고 있고, 외부 기관들은 진흥원과 함께 일하기 꺼려하는 상황으로 악화하고 있다. 한 직원은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되면서 감시와 검열, 녹취 등이 일상화하고 있을 정도"면서 "내부 문제가 외부까지 불똥이 번지다보니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곳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직원은 "일부 간부들의 지시를 어겼다가는 문제 직원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려 동태를 살피는 등 감시의 대상이 되고, 조직 내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 상황이다보니 어느 누구도 함부로 입을 열지 못한다"고 했다.
진흥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문화계 D씨는 "지금 진흥원은 예술인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장려하는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나 서로 헐뜯으며 자기 입지 강화에만 골몰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각기 따로 잘 운영되던 기관들이 진흥원이라는 하나의 단체로 합쳐지면서 카르텔의 규모만 더 커진 기형적인 상황이 됐지만 이를 바로 잡을 대구시조차 제 역할을 못하고 휘둘리고만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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