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수도권 집중 심화…지역 격차 뚜렷

입력 2025-07-31 09:05:05 수정 2025-07-31 21:06:50

유학생 출신국·학위·기여도 모두 수도권에 편중
수도권 유학생 57.9%, 인구감소지역 2.8% 불과
체류 경로 다양화·창업 지원·산학연계 확대 시급

계명대가 2년 연속 교육국제화역량인증제 우수인증대학에 선정됐다.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특별한 학위수여식. 계명대 제공
계명대가 2년 연속 교육국제화역량인증제 우수인증대학에 선정됐다.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특별한 학위수여식. 계명대 제공

외국인 유학생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유학생의 출신 국가, 학위 수준, 전공 계열에 따라 지역 간 편중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역발전을 위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함께 정주까지 연계할 수 있는 실효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유학생 등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별 전국 대비 비중. 국토연구원 제공
외국인 유학생 등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별 전국 대비 비중. 국토연구원 제공

◆유학생 수도권 집중·국적 편중 현상

국토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지역발전을 위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 및 정주 지원 전략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외국인 유학생의 수도권 집중도는 57.9%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의 인구(50.7%)와 청년(55.8%), 대학 재학생(48.8%) 비중들보다 높은 수치다. 반면, 인구감소지역의 외국인 유학생 비중은 2.8%에 그쳤다.

지역별 유학생의 국적 구성도 편중 현상을 보였다. 중국, 일본, 미국 출신 유학생은 수도권 비중이 각각 67.5%, 70.0%, 88.7%로 나타났다. 반면 베트남, 중앙아시아 5개국 출신 유학생은 비수도권에 각각 59.7%, 62.2%로 더 많이 분포했다. 국적에 따라 지역별 집중 경향이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학위 수준 및 전공 계열에 따른 분포 역시 지역 간 차이를 보였다. 외국인 유학생이 10명 이상인 84곳 시·군을 분석한 결과, 인구감소지역에선 비학위 및 전문학사 과정 유학생의 비중이 높았고, 비인구감소지역에선 학사, 석박사 과정 유학생이 더 많이 분포했다.

외국인 유학생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비율 역시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대학 재학생 대비 외국인 유학생 비율은 수도권 7.09%, 비수도권 4.91%, 인구감소지역 4.61%였다. 청년 인구 대비 유학생 비율은 수도권 1.48%, 비수도권 1.35%, 인구감소지역 0.87%였고, 생산가능인구(15~64세) 대비 비율은 수도권 0.56%, 비수도권 0.45%, 인구감소지역 0.22%로 나타났다.

YU Global Culture Festival에 참가한 영남대학교 유학생들. 영남대 제공
YU Global Culture Festival에 참가한 영남대학교 유학생들. 영남대 제공

◆"유학생은 잠재 노동력"…'정주 사다리' 강화

보고서는 "외국인 유학생의 정체성을 단순한 '학생'이 아닌 지역 내 잠재 노동력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외국인 유학생의 전공과 기술 수준이 지역 산업의 인력 수요와 맞지 않아 노동시장과의 연결성이 떨어지고, 비수도권 특히 중소도시 중심으로 외국인 유학생의 취업을 유도할 정책이 미비하다는 점이 한계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연구원은 외국인 유학생의 졸업 후 취업·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정주 사다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세부 방안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형화에 따른 체류 경로 다양화 ▷기업과의 산학 협력 프로그램 확대 ▷유학생 창업 지원 ▷지역사회 이해도 제고 ▷지역 주민의 수용성 향상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해외 주요 국가의 사례도 소개했다. 호주는 유학생의 근로권 보장, 비자 요건 완화, 졸업 후 임시비자 연장 등의 제도를 통해 유학생을 장기 정주 인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독일은 외국인 유학생에게 자국민과 동일한 무상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전문인력이민법을 통해 노동시장과의 연결을 강화했다.

국토연구원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정주 사다리를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유학생의 인적·학업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정책 패키지를 마련하고, 이들의 유치와 정주지원의 핵심 주체로서 지자체의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가톨릭대 외국인 유학생들이 팀을 구성해 줄다리기 경기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대구가톨릭대 제공
대구가톨릭대 외국인 유학생들이 팀을 구성해 줄다리기 경기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대구가톨릭대 제공
영진전문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이
영진전문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이 '글로벌데이' 행사에 참가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