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일 끝나지 않을 것"…한국과의 관세 협상 신중 발언

입력 2025-07-30 16:55:25 수정 2025-07-30 20:32:40

한국과의 타결 전망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 시점으로 예고한 내달 1일을 이틀 앞둔 30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 시점으로 예고한 내달 1일을 이틀 앞둔 30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8월 1일로 예정된 고율 관세 부과를 앞두고 협상 타결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미국은 한국 측에 최종 협상안을 요구한 상태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이슈가 조기에 마무리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29일(현지시간)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에서 워싱턴DC로 귀국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진입 직전 '한국과의 관세 협상을 내일 끝낼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질문을 명확히 듣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은 되묻다가 '관세'라는 단어에 "관세는 내일 끝나지 않을 것이다"고 답했다. 이어 "미국은 매우 부유해지고 있으며,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전체 관세 정책을 지칭한 것인지, 한국과의 협상을 구체적으로 겨냥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8월 1일 25% 관세 발효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시간은 빠듯하다. 미국이 한국 측 제안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한국 측에 "최선의, 최종 제안을 가져와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미국이 추가적인 양보를 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미국의 고율 관세가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자사가 떠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자동차, 한국 화장품, 고급 전자기기 등 다양한 품목에서 실제 가격 인상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현재는 기업들이 수익성 희생을 감수하고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경제 전문가는 "무역 전쟁의 부담이 조만간 미국 경제에도 본격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며 "8월 1일 이후 외국 기업의 인내가 한계에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