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아레마 오페라 페스티벌 '나비부인' 전석 기립 박수
인터미션 총 1시간…휴식을 넘어 문화를 즐기는 관객들
공연장 바깥, 테이블 위에 샴페인 잔이 즐비하다. 여성들은 드레스를 차려입고, 남성들은 정장을 입은 채 공연장을 빠져나온다. 무대 위 음악은 멈췄지만, 무대 밖에서는 또 다른 장면이 펼쳐진다. 유럽 오페라 공연의 중간 휴식 시간, 이른바 '인터미션'의 풍경이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사아레마 오페라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쿠레사레 성 무대의 바깥에는 4일 차 공연인 푸치니의 '나비부인'의 '인터미션'을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붐볐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간단한 음식과 술을 즐기고 있었다.
이날 오페라 '나비부인'의 러닝타임은 약 2시간 30분이었지만, 두 차례의 인터미션이 각각 30분씩 이어지며 전체 공연은 약 3시간 30분에 달했다. 공연이 끝난 시각은 밤 11시 30분이었다.
유럽의 오페라나 클래식 공연에서 인터미션 시간은 보통 20~30분, 길게는 40분 이상 이어진다. 이는 긴 러닝타임의 공연을 고려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관객들이 공간에 머물며 여유를 즐기도록 설계된 문화적 장치로 볼 수 있다.
인터미션은 단순히 휴식의 의미를 넘어선다. 관객들은 이 시간을 통해 와인과 핑거푸드를 즐기고, 동반자 혹은 낯선 이들과 공연에 대한 감상을 나누거나 사업에 대해 묻기도 한다. 로비나 야외 테라스에 마련된 바와 테이블은 하나의 사교 공간처럼 기능하며, 공연장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또 다른 무대를 만들어낸다.
유럽의 주요 극장들은 인터미션을 고려해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빈 국립오페라하우스는 로비에 별도 바를 운영하며, 관객들이 사전에 디저트나 샴페인을 예약해 두면 인터미션 시간에 자리에서 바로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영국 런던의 코벤트가든 왕립오페라하우스 역시 층별로 다양한 라운지 공간을 제공하며, 일부 VIP석은 별도의 사교 공간으로 연결된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은 인터미션마다 관객들이 화려한 로비에 모여 음악 이야기를 나눈다. 공연장 자체가 하나의 문화 유산이기 때문에 건축미와 조명 연출도 중요한 감상 요소로 작용한다.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극장은 특히 바그너 오페라의 긴 러닝타임에 맞춰 50분이 넘는 인터미션을 제공하기도 하며, 관객들은 인근 정원에서 식사하거나 산책을 즐기기도 한다.


관객들의 복장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전통적인 오페라 극장이나 축제에서는 여전히 격식을 갖춘 복장이 권장되며, 드레스나 정장을 갖춰 입은 이들의 패션 또한 하나의 볼거리다.
인터미션 중 만난 드레스를 입은 한 에스토니아 여성 관람객은 "이 옷은 10년 전 비엔나에서 오페라를 볼 때도 입었다. 특별한 공연마다 꺼내 입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나비부인 무대는 세계적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지휘자 마르첼로 모타델리와 초초상 역을 맡은 성악가 릴라 리, 핑커톤 역의 박성규 등이 활약했다. 이번 무대 역시 전석 기립박수를 받으며 호평받았다.

에스토니아 사아레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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