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대통령 신뢰에도 갑질 논란 여론 뭇매에 자진 사퇴

입력 2025-07-23 18:33:23 수정 2025-07-23 21:11:09

후보 지명 30일만…현역의원 첫 낙마·이진숙 이어 李정부 장관 후보자론 두번째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보좌진 갑질 및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이며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이재명 대통령의 임명 강행 방침에도 불구하고 23일 전격 사퇴했다.

강 후보자는 앞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보좌관 갑질 의혹이 제기됐고,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논란까지 불거졌다.

청문회 이후 야당인 국민의힘은 물론 진보 정당과 친여권 시민사회까지 사퇴를 요구해 왔다. 게다가 부처에 '예산 갑질'을 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강 후보자에 대한 비판보다는 엄호에 나섰고, 대통령실도 강 후보자 인사청문 보고서를 오는 24일까지 보내달라고 요청하면서 임명을 강행하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힘을 실은 바 있다.

다만 이날 강 후보자가 전격 사퇴한 이유 중에 하나로 당내 공개 사퇴 압박이 나온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앞서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박찬대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 강선우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날 강 후보자의 사퇴에 대해 대통령실과 조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강 후보자가 자진 사퇴를 발표하기 직전에서야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와 관련한 보고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강 후보자가 오늘 오후 2시 30분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사퇴 의사를 전해 왔고, 강 비서실장은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강 비서실장의 보고를 받은 후 별다른 말씀이 없으셨다"고 전했다.

또 "대통령실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조속히 찾을 것"이라며 "조속함과 동시에 엄정함을 갖추고 신중하게 접근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강 의원 사퇴에 대해 '인사 참사'라고 맹비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권은 인사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인사 검증시스템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인사청문회 자격조차 없는 후보자였다는 점을 누차 강조해서 말씀드린 바 있다"고 질타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강 후보자 낙마와 관련해 "대통령 인선의 핵심 축이 의원하고 관료들이었는데 상당히 심각한 타격"이라며 "강선우 후보자 선임을 계속 강행하려고 했던 이유는 비슷한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 아닌가. 앞으로 현역 의원 발탁은 어렵지 않겠나. 인사 때마다 갑질 이야기가 나오면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3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 소식이 알려진 뒤 취재진과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3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 소식이 알려진 뒤 취재진과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