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낙승한 정청래, 20일 영남권 선거서도 우세 이어가
박찬대 37.45% 그쳐… 충청권과 마찬가지로 25%p대 격차
김병기 "최고위서 경선 일정 및 방식 논의할 것"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영남권 순회경선 권리당원 투표에서 박찬대 후보를 큰 표 차로 앞서며 초반 기세를 이어갔다.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전국 두 번째 경선 지역인 영남권(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권리당원 투표 결과 정 후보는 권리당원 4만868명의 표를 얻어 62.55%의 득표율을 기록, 2만4천464명(37.45%)를 얻은 박 후보에 승리했다.
두 후보 간 득표율 차는 25.1%포인트(p)로, 지난 충청권 득표율 차(25.54%)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번 투표는 영남권 권리당원만 참여한 것으로, 민주당 대의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는 최종 결과가 발표되는 내달 2일 전국당원대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충청권에 이어 영남권 투표에서도 두 후보 간 득표율이 25%p 넘게 차이 나면서, 정 후보가 민주당 당원 표심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음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정 후보는 일반 당원들에게 인기가 높은 반면, 박 후보는 대통령실과 현역 의원 등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이번 영남권 투표 결과 역시 이변은 없었다.
이번 민주당 당 대표 선거는 권리당원 투표의 반영 비율이 55%로 가장 높고, 국민 여론조사와 대의원 투표가 각각 30%, 15% 비중으로 반영돼 당원 표심이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정 후보의 승리를 예측하는 전망에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기호 1번 정 후보는 정견발표를 통해 "나는 오직 당원, 당심만 믿고, 당원이 주인이 되는 민주당을 위해 온갖 가시밭길을 달려왔다"며 "싸움 없이 승리 없고 승리 없이 안정 없다. 싸움은 제가 할 테니 이재명 대통령은 일만 하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남권 지역 인재를 적극 발굴하고, 공정한 공천을 위해 억울한 컷오프를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부친의 고향이 경북 안동인 박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유대 관계뿐 아니라 '영남의 아들'임을 강조하며 "영남 민주당원들이 정말 노력해서 이번 대선에서 지난 2022년에 비해 대구는 21%에서 23%로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올랐고, 경북과 부·울·경에서도 모두 2%p씩 올랐다. '지역주의'라는 돌이 부서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 문화 예술 프로젝트, 대구경북 신공항까지 영남 민주당의 깃발 아래 하나하나 완성해 나가겠다"며 지역 공약 관련 실천 의지도 내비쳤다.
한편, 김병기 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국적인 폭우 피해에 따라 "오후 최고위원회의 등을 통해 남은 경선 일정과 방식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번 주말 예정됐던 충청권·영남권 순회 현장 경선을 취소하고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정 후보와 박 후보 간 신경전이 일어났다. 박 후보는 폭우 피해 지원에 집중하기 위해 경선 일정을 미룰 것을, 정 후보는 오히려 일정을 앞당겨 경선을 속히 진행할 것을 각각 주장하면서다.
이날 연설에서도 박 후보가 "선거 한다고 국민을 외면할 때가 아니다. 선거보다 생명, 정치보다 국민"이라며 "저는 오늘 연설을 마친 뒤 곧바로 수해 복구 현장으로 뛰어가 천막 하나라도 치고 벽돌 하나라도 더 나르겠다"고 말하며 은근한 기싸움이 오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