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청문회 커닝' 논란…메모지엔 "곤란하면 동문서답해라"

입력 2025-07-18 07:06:00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녀 조기 유학 관련 질의에 답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녀 조기 유학 관련 질의에 답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교육위원회가 지난 16일 진행한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말미에 '커닝' 논란이 일었다. 오후 11시를 넘긴 시간 이 후보자가 가지고 있던 '답변 지침'이 공개되면서다.

당시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장관 후보자 위에 이렇게 쓰여 있는 포스트잇 붙어 있죠"라고 물었다. 교육부 공무원으로 구성된 이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에서 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였다.

해당 메모지엔 "모르는 것에 '잘 알고 있다' 대답하고 답변하지 마라"거나 "곤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라. 그리고 시간을 가지십쇼. 또는 동문서답해라"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에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오죽하면 교육부 공무원들도 후보자를 불안해하면서 이랬겠냐"고 쏘아붙였다.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은 "만약에 붙였다면 공직자들이 장관을 위해서 붙였을 텐데,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씀드린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많이 지적된 사항 중 하나는 '커닝'이었다. 이 후보자는 교육 현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나 구체적인 수치를 묻는 질문이 들어오면 당황하며 자료집을 찾아보거나 뒤에 배석한 교육부 공무원들의 도움을 받았다.

조 의원은 오후 10시30분쯤 이 후보자가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 관한 질문을 받고 자료집을 뒤적이자 "그거 보지 마시고 솔직하게 좀 얘기해 보시라"며 "이제 자기 얘기할 때도 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입시구조나 불안심리로 인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현상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라며 "교육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이 "유초중등 교육과 고등교육 재정의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 묻자 이 후보자는 "자료를 봤는데 지금 수치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했다.

서 의원이 재차 "대략 비율이 어느 정도 되는지 모르는지"라고 묻자 이 후보자는 "8 대 2 정도 된다. 뒤에서 알려줘서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배석한 교육부 공무원이 알려줬다는 뜻이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장관직 수행 능력에는 여전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다양한 관점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교육부 장관을 수행을 못 할 만큼의 자질이 부족하다' 이렇게까지는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옹호했다.

대통령실 또한 이 후보자와 강선우 후보자 등에 대한 내부적 기류 변화는 없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주말쯤 이재명 대통령의 판단이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