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청문보고서 채택 전면보류', 민주 "국정발목잡기" 공방 가열

입력 2025-07-17 19:28:13 수정 2025-07-17 22:27:20

"계엄에 국격추락"·"트럼프, 李정부 호의적으로 안봐"…청문회 나흘째 격돌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이재명 정부의 초대 장관 후보자 검증을 위한 국회 인사청문회 슈퍼위크 나흘째인 17일에도 대외정책과 후보자 자질 등을 놓고 격한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갑질 의혹'을 받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눈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여론이 악화한 것을 계기로 임명 불가 대상을 기존 5명에서 6명으로 확대, 이들에 대한 낙마 공세를 강화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여론을 계속 주시하면서 이 후보자의 논문표절 문제는 소명이 됐다고 방어막을 쳤다. 특히 국민의힘이 문제가 없는 다른 후보자들의 청문 보고서 채택까지 응하지 않는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 3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이날 청문회에서 국민의힘은 자칭 '무자격 6적' 중 한 명인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계기로 이재명 정부의 대외 정책을 집중 공격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트럼프 정부가 이재명 정부를 바라보는 시각이 별로 호의적이지 않다"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1차 탄핵소추안에 북중러를 적대시했다고 명시하고, 이재명 대통령도 국회의원으로 탄핵안에 서명했다. 어떻게 미국에서 우리를 호의적으로 보겠나"라고 말했다.

또 "취임 후 아직 한미 정상 회담이 불투명하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열하루 만에 회담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이 대통령은 당선 2주도 안 돼 주요 7개국(G7) 회의에 가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기로 했지만 못 만났다"며 "역대 가장 빠른 정상회담이 될 뻔했지만, 안 만난 게 아니라 사정이 생겨 못 만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홍기원 의원은 "윤석열 정권 3년 동안 우리 외교는 국민이 걱정할 정도로 잘못된 길을 갔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비상계엄, 내란, 체포 과정에서의 충돌로 인해 대한민국 국격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관료 출신으로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지낸 김 후보자의 이력과 관련, 두산그룹과의 이해충돌 우려 등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2022년 두산경영연구원에서 퇴직하고도 약 2억여원의 상여금을 수령한 점, 두산그룹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최근 10년간 수주한 계약 규모가 9조원에 이르는 사실 등을 지적했다.

민주당은 "공직과 민간 경험을 두루 갖춘 통합적 인사"라고 두둔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구 후보자 배우자의 농지투기 의혹과 관련한 공방이 진행됐다.

국민의힘은 청문보고서 채택을 '무자격 6인'에 대한 낙마 공세와 사실상 연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재명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 전원에 대한 국회 보고서 채택을 보류하고 국회 청문회가 모두 끝난 뒤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함께 각 후보자의 보고서 채택 여부를 종합적으로 협의할 방침이다.

이에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 후 취재진에 "보고서 채택과 특정 후보자 낙마는 거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국정 발목잡기"라고 비판했다.

또 "이진숙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은 대체로 소명됐다는 게 청문위원들의 얘기"라며 "교육부 장관을 수행 못 할 만큼 자질이 부족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