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북미 시장 개척 맞춰 멕시코 진출한 부품기업 다수
캐나다 투자 배터리 소재 기업…계획 수정 가능성 높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해외에 거점을 마련한 지역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북미시장 확대를 목적으로 캐나다·멕시코에 투자를 추진하는 차부품·배터리 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운 반면,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은 한숨 돌렸다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당초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 멕시코를 상대로 3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의 적용을 받고 있어 멕시코에서 생산된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데 관세가 붙지 않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관세가 현실화 될 경우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 기업의 제품에도 관세가 부과된다.
문제는 대구경북 주력 산업인 자동차부품 기업 상당수가 멕시코에 현지 법인 및 생산라인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투자 확대에 맞춰, 인건비가 낮고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는 멕시코에 진출한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이전에는 USMCA에 따라 관세가 적용되지 않았으나,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
대구의 한 부품사 관계자는 "미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는 매력적인 투자처였다. 멕시코는 미국에 가장 많은 차부품을 수출하는 국가로 한국 기업의 진출도 한몫을 해왔다. 하지만 관세 장벽이 생기면 현지 공장을 가동해야 할 이유가 사실상 없어진다"고 했다.
멕시코와 더불어 USMCA의 수혜를 보고 있는 캐나다의 경우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했다.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 미래첨단소재 등이 현지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북미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에 대응한 선제적 투자였으나 캐나다 역시 트럼프 관세 사정권에 들면서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여파로 한 차례 사업에 제동이 걸렸고, 관세 정책으로 더 난감한 상황"이라며 "미국 현지로 거점을 옮기는 것을 고민하는 기업도 다수"라고 짚었다.
한편, 최근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관세율을 낮춘 베트남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베트남산 제품에 상호관세 20%를 부과하기로 했다. 베트남이 미국에 무역 시장을 완전 개방하기로 하면서 상호관세율이 기존 46%에서 대폭 낮아진 것이다.
이근화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차장은 "협상 과정을 더 지켜봐겠지만 추가 투자 여부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면 현지 진출 기업들은 계획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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