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공천개입 의혹' 尹 수사 당시 휴대전화 교체 논란

입력 2025-07-15 09:33:32 수정 2025-07-15 09:48:14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긴급토론회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긴급토론회 '무엇을 할 것인가?, 자유공화 리셋코리아를 위하여'에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급히 자신의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상현한테 이야기할게"라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윤성이 담긴 핵심 통화 내용이 공개됐을 무렵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은 윤 의원이 지난해 12월 자신의 휴대전화를 돌연 교체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돌입했다.

윤 의원이 휴대전화를 바꾼 시기는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검찰에 이른바 '황금폰'을 포함한 휴대전화 3대와 이동식저장장치(USB) 1개를 제출하며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한 때였다.

검찰이 포렌식을 통해 확보한 통화 내용에는 윤 전 대통령과 명씨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논의하며 당시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이던 윤 의원을 거론하는 내용이 담겼다.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둔 5월 9일, 당시 대통령 취임을 하루 앞둔 윤 전 대통령이 명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하자 명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윤 의원에게 직접 부탁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대목도 있었다.

명씨는 "윤한홍, 권성동 의원이 (공천을) 불편해하는 것 같다. 한 말씀 드리면 경남에 여성 국회의원 없었습니다"라고 김 전 의원 공천에 대해 언급하자 윤 전 대통령은 "알았어요. 윤상현이한테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통화가 끝나고 약 40분 뒤 명씨는 김 여사와도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김 여사는 명씨에게 "당선인이 (김 전 의원 공천 관련해) 지금 전화했다. 걱정하지 마시라 잘될 거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녹음 파일 등을 근거로 윤 의원이 국민의힘 공천 심사를 방해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8일 윤 의원의 휴대전화 확보를 위해 압수 수색에 나섰지만, 윤 의원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면서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했었다. 윤 의원 측은 별도로 특검에 아이폰을 임의 제출했지만 해당 아이폰은 잠겨 있으며 특검의 비밀번호 제공 요청도 거부했다.

윤 의원은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윤 전 대통령에게 (공천자 명단을) 보고한 적 없다"고 부인해왔으나 그가 휴대전화를 바꾼 시기가 이 같은 통화 내용이 공개된 시점과 맞물리며 의혹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