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1만320원"…17년 만의 합의

입력 2025-07-13 16:07:20 수정 2025-07-13 22:11:18

내년도 최저임금 2.9% 인상…노·사·공 역대 8번째 타협 이뤄
월급 215만6천880원, 올해보다 6만610원 상승 전망
노동계 "생계비도 안 된다", 소상공인은 "생존권 위협"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1만320원으로 결정됐다. 내년 최저임금은 2008년 이후 17년 만에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합의로 결정됐다. 11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2025년 최저임금 안내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1만320원으로 결정됐다. 내년 최저임금은 2008년 이후 17년 만에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합의로 결정됐다. 11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2025년 최저임금 안내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1만32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이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합의로 결정된 건 지난 2008년 이후 17년 만이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임위)는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2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32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1만30원)보다 290원(2.9%) 높은 금액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은 215만6천880원으로, 올해보다 6만610원 오르게 된다. 인상률은 올해(1.7%)보다 높지만, 역대 정부 첫 해 인상률 중에는 김대중 정부(2.7%)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임위는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고, 노동부는 내달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확정·고시해야 한다. 노사 양측은 최저임금 고시 전 이의 제기를 할 수 있고, 노동부는 이의가 합당하다고 인정되면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지금까지 재심의가 이뤄진 적은 없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노·사·공 위원 27명 중 23명 합의로 결정했다. 노·사·공 합의로 최저임금을 결정한 건 2009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한 2008년 이후 17년 만이자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8번째다. 근로자위원 중 민주노총 위원 4명은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1.8~4.1% 인상)에 반발해 회의 중 퇴장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작년 기준 비혼 단신 생계비가 263만원"이라며 "최저임금은 최소한 노동자 생계비가 현실 임금을 보전하는 논의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도 "저임금 노동자 생계비 부족분을 보완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소상공인, 자영업자 사이에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경영난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업종별 차등화 등으로 최저임금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의 절박한 호소에도 인상이 반복되는 현재 구조로는 소상공인의 생존권이 계속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실질적 지원책 마련과 최저임금 결정 구조 개편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