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AP 엑시노스 검증의 시간…실적 반등 모멘텀 되나

입력 2025-07-13 15:50:00

플립 7에 전량 탑재…신뢰도 향상 시 S26 반영 유력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신제품 갤럭시Z 7 시리즈에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탑재하면서 하반기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 언팩 2025' 행사를 열고 갤럭시 Z 폴드7·플립7을 전 세계에 소개했다. 두 가지 신형 폴더블폰 모델 중 '갤럭시 Z 플립7'에는 사상 처음으로 자사 최신 스마트폰 전용 AP '엑시노스 2500'이 전량 탑재됐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시스템LSI가 설계하고, 삼성 파운드리가 최첨단 공정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의 3나노(㎚·1㎚=10억분의 1m)로 제조했다.

이번 행사에서 함께 공개된 보급형 모델 '갤럭시 Z 플립7 FE'에는 4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400'이 채택됐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이번 갤럭시 언팩 기자간담회에서 "엑시노스가 적절하고 충분한 성능·품질을 확보한 것이 확인돼 (갤럭시 플립에)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폴더블 신제품의 흥행이 DS부문의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핵심 부품인 AP와 이미지 센서를 담당하는 시스템LSI의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엑시노스 2500으로 인한 매출은 이미 2분기 말(초도물량)부터 반영됐으며 3분기에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향후 차세대 엑시노스 개발과 엑시노스 탑재 모델 확대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엑시노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과거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문제와 함께 발열·배터리 소모 등의 성능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이에 따라 IT업계는 올해 하반기가 삼성 AP에 대한 '검증의 시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 Z 플립7을 통해 시장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는 올해 연말 2나노로 양산 예정인 '엑시노스 2600'의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박용인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11일 강남구 코엑스에서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엑시노스 2500에 이어 엑시노스 2600를 차근차근 잘 준비하고 있다"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부진을 겪고 있는 시스템LSI가 분기마다 적자 폭을 줄인 뒤, 이르면 내년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실적은 2분기 저점을 기록한 뒤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 가격 상승과 더불어 가동률 회복에 따른 파운드리 적자 축소가 나타나며 DS 부문 중심의 실적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