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3개월 만에…코스피 순보유 잔고 9조 돌파

입력 2025-07-13 14:46:33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46포인트 내린 3175.77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46포인트 내린 3175.77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 순보유 잔고가 9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3월 말 공매도 전면 재개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투자자 사이에서 공매도 포지션이 크게 확대된 양상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기준 코스피 시장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9조445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지난 3월 31일(3조9천156억원) 대비 131% 급증한 수치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증권사를 통해 빌린 뒤 시장에 매도한 물량 중 아직 상환되지 않은 규모를 뜻한다. 잔고가 증가했다는 것은 해당 종목 주가의 하락 가능성에 베팅한 투자자 수가 늘었다는 해석으로 연결된다.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순보유 잔고 비중은 같은 기간 0.19%에서 0.35%로 확대됐다. 코스닥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같은 날 기준 코스닥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3조9천287억원으로, 이 역시 3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대비 비중은 0.52%에서 0.96%로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SKC(5.55%)가 코스피 상장사 중 시총 대비 공매도 순보유 잔고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 밖에도 한미반도체(4.92%), 신성이엔지(3.89%), 호텔신라(3.84%), 동방(3.48%), 두산퓨얼셀(3.44%), 한화비전(3.41%) 등이 높은 공매도 잔고 비중을 나타냈다.

코스닥에서는 제룡전기(4.70%)가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고, 브이티(4.67%), 다날(4.52%), 제주반도체(4.34%), 네이처셀(4.10%), 에코프로비엠(3.9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가 가파르게 늘어난 가운데, 국내 증시는 최근 몇 달 동안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4월 셋째 주부터 최근까지 13주 동안 두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주간 기준 상승세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잔고 증가가 단기적인 지수 조정 가능성에 대비한 포지션이라는 해석도 있다. 다만 최근 미국발 관세 우려 완화와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위험자산 선호가 되살아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시장 내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존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는 숏커버링에 나서고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