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가 보유한 선불충전금이 지난 반년 새 140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앞두고 관련 기술·제도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간편결제 플랫폼이 보유한 충전금 규모가 향후 스테이블코인 발행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13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의 선불충전금 잔액은 총 7천5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분기 말(7천496억원)보다 33억원, 지난해 말(7천388억원)과 비교하면 약 141억원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두 회사의 선불충전금은 각각 소폭 상승하며 지속적인 확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간편결제 플랫폼이 보유한 선불충전금은 고객이 미리 충전한 자금을 의미한다. 사용자는 결제, 송금, 투자 등의 서비스를 위해 일정 금액을 플랫폼에 충전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는 방식이다. 선불충전금 규모가 클수록 자금 운용 유연성이 높아지는 동시에,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담보 자산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커진다.
스테이블코인은 특정 자산의 가치에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가상자산이다. 예컨대 1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발행사가 코인 1개당 1달러에 해당하는 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현재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관련해 자격 요건과 담보 자산 기준 등을 제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충전 구조와 자금 규모에서 강점을 보이는 간편결제 기업들이 새로운 금융 인프라의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간편결제 플랫폼 가운데 가장 많은 선불충전금을 보유한 기업은 카카오페이다. 2분기 말 기준 카카오페이의 선불충전금 잔액은 약 5천91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간편결제 업계 전체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카카오페이의 선불충전금은 '카카오페이머니'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며, 계좌에서 직접 연결해 충전한 뒤 온·오프라인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머니는 결제 시 최대 1.7%의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혜택 외에도, 카카오페이증권의 투자 예치금으로 전환하면 최대 연 5%의 이자 혜택도 제공한다. 유진투자증권 조태나 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카카오페이는 충전 후 송금·결제의 구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향후 스테이블코인을 시스템 내에 자연스럽게 도입할 수 있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네이버페이도 비록 충전금 규모는 작지만,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말 기준 네이버페이의 선불충전금 잔액은 약 1천618억원으로 확인됐다. 네이버페이머니를 활용한 결제 시 결제 금액의 0.5%를 네이버포인트로 적립해주는 혜택이 제공되고 있으며, 주로 쇼핑몰과 콘텐츠 구매 등에 활용되고 있다.
다만 네이버페이의 경우, 충전형 결제보다는 후불결제 및 신용카드 연계 서비스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스테이블코인과의 연계 방식은 아직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조 연구원은 "네이버페이는 충전금 기반보다는 후불 기반 서비스가 중심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 스테이블코인 구조에 포함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염두에 두고 관련 상표권 출원도 잇따라 진행해왔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상반기 '페이KR', '카카오페이KR' 등 6개의 상표권을, 네이버페이는 'NKR', '네이버KR' 등 5개의 관련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해당 상표들이 향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브랜드로 활용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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