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관세로 교착 상태인 듯…"美, 5월 일본車 수출 상한 요구 가능성 시사"
"日, 20일 선거 전 대담한 양보 어려워…내주 초반 美서 8차 협상 추진"
7차례에 걸친 관세 협상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미국과 일본이 오는 8일 상호관세 유예 기한을 앞두고 서로를 견제하는 발언을 하며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국은 4월 초만 해도 일본이 관세 협상에 빨리 나섰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주겠다고 밝혔으나, 지난달 중순 미일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무산된 이후 일본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후 잇달아 관세 협상에 임하는 일본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그는 일본이 미국에 자동차를 대량 수출하면서도 쌀은 수입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일본과 합의할지 의문시되고, 그들은 매우 잘못 길들여졌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4월에 예고했던 24%보다 높은 30%나 35%로 올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도 3일 미국 CNBC 인터뷰에서 "일본은 위대한 동맹국이지만, 현재는 엄중한 상황에 있다"며 합의가 쉽지 않은 상태임을 인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베선트 장관은 관세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배경에 대해 "일본은 7월 20일에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합의하는 데 많은 국내적 제약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본과 협상 향방은 당분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고위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성 발언 이후 당혹감 속에 말을 아끼면서도 국익을 지키기 위해 성실히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3일 NHK 프로그램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제기한 불만과 관련해 "오해에 근거한 것, 혹은 잘못된 정보가 들어간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공정하지 않은가'라고 언급한 데 대해 '그렇지 않다', '여기를 개선하자'고 할 것"이라며 "국익을 생각하면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시바 정권의 운명이 걸린 참의원 선거 유세전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상황에서 표심을 고려해 미국에 무작정 고개를 숙이지 않겠다는 방침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아사히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에도 관세 협상을 하다 참의원 선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결론 도출을 미뤘다"며 "당시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양호한 관계에 따른 것이었지만, 이시바 총리에게도 같은 배려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짚었다.
일본은 약 3개월에 걸친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25% 자동차 관세 철폐 혹은 인하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여겨 왔다. 자동차는 일본의 대미 수출에서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을 상대로 자동차 관세를 낮추는 데 대해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는 미국과 일본이 6월 초 자동차 관세를 15%포인트 이상 낮추는 쪽으로 거의 의견을 모았으나, 이후 미국이 입장을 바꿔 인하 폭을 한 자릿수로 제한하겠다는 의향을 일본 측에 나타냈다고 전한 바 있다.
또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 5월 하순 일본 측에 조기 합의에 실패하면 일본의 대미 자동차 수출 대수에 상한을 설정하도록 요구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일본은 거절 의사를 표시했고, 이후 협상은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일본 정부는 관세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을 다시 미국에 보내 다음 주 초반께 8차 협상을 벌이는 방안을 미국 측에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교도통신은 "참의원 선거에 앞서 (일본이) 대담한 양보는 하기 어렵다"며 "이시바 정권 내에서는 암초에 걸려 협의의 활로를 찾지 못하는 상태에 대한 초조함도 보인다"고 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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