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승절 초청받은 李대통령…참석은 '得보다 失' 많다

입력 2025-07-03 17:23:35 수정 2025-07-03 20:20:41

정부 "제반 사항 종합 검토해 결정할 것"
정치권 "한미관계 고려 불참이 국익 도움"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2차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2차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9월 베이징 붉은광장에서 열리는 80주년 전승절 행사에 이재명 대통령을 초청하면서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정부는 실용외교를 표방하며 한중관계 관리에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격화하는 미중 전략경쟁 와중에 중국이 대외적으로 군사력을 과시하는 자리에 정상이 참석하는 것은 한미동맹을 기초로 하는 한국 외교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미관계를 고려해 전승절 참석이 득보다 실이 클 것으로 보고 불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정부는 전승절 참석 여부를 두고 고민 중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2일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9·3 전승절 80주년 기념식 참석 여부와 관련해 한중이 소통 중에 있다"고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여러 제반 상황을 봐서 검토해야 한다"며 "고려해야 할 게 많다"고 했다.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시진핑 중국 주석 참석 문제 또한 고려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사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주변국 관계도 국익과 실용적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25일 네덜란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에 불참,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 "실용외교 실종" "눈치 외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야권에서는 "국익과 배치된다"며 전승절 참석 반대 입장을 냈다. 국민의힘 호준석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셰셰' 발언 등으로 문재인 정부의 친중 노선을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에 참석한다면 그것은 대한민국의 국익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외교 참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 대변인은 2014년 이후 처음인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먼저고 이후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이 아닌 공식 방문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적어도 지금은 전승절 불참이 국익에 맞다"고 했다. 그는 "절대다수의 서방 주요국 정상들이 불참하는 중국 전승절 행사에 한국의 새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낸다면 우리 파트너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냐"며 "2015년 당시에도 미국은 박근혜 정부의 전승절 참석에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전승절에 참석할 경우, 우리의 '부담'이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미중 간 신경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전승절에 참석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