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가보다 배달가 높게 받는 '이중가격제' 도입 확산
bhc 배달가 2천원 인상, 자담치킨도 4월 배달가 조정
"배달 의존 높아지면서 부담 커져, 공공 앱 이용 유도"
배달 중개 수수료·배달비 부담에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차등화하는 이른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외식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배달 주문 비중을 고려하면 사실상 외식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2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매장 가격보다 배달 가격을 비싸게 받는 외식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치킨업계 1위인 bhc의 경우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배달앱에서 메뉴 가격을 올린 가맹점이 전체의 절반 이상으로 파악됐다. 이들 매장은 대표 메뉴인 '뿌링클' 등의 치킨 가격을 2천원 인상했다.
bhc는 이달 초부터 점주들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정하도록 했다. 이전에는 가맹점주가 가격을 인상하려면 본사와 협의를 거쳐야 했다. bhc 관계자는 "점주들이 예전에 2만원짜리 한 마리를 팔면 배달 중개 수수료·배달비를 빼고 1만7천~1만8천원을 받았는데 지금은 1만4천원 정도밖에 안 돼 힘들다고 한다"고 전했다.
자담치킨은 지난 4월 치킨 프랜차이즈 중에서 처음으로 본사 차원에서 치킨 배달 가격을 2천원씩 올렸다. 이미 햄버거 업종에서는 브랜드 대부분 배달 가격을 올려받고 있다. 롯데리아의 경우 지난해 버거 세트 배달 가격을 1천300원 추가했다.
이런 가격 설정은 '배달가격제' 또는 '이중가격제'로 불린다. 배달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 때문에 같은 음식이라도 매장 가격보다 배달 가격을 비싸게 받는 것이다. 배달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배달가격제를 도입하는 건 사실상 가격 인상으로 여겨진다.
배달 매출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물가 상승률이 높은 편이라는 게 한국외식산업협회 설명이다. 외식산업협회 관계자는 "외식 자영업자들의 배달비, 수수료 부담이 엄청나다. 손해를 보면서 영업할 수는 없으니 음식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외식 물가는 오르게 된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분석에 따르면 외식업체가 배달앱으로 주문받아 배달하는 경우 중개 수수료와 결제 수수료, 배달료로 지출하는 금액은 음식값의 30%에 이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면서 배달 의존도가 높아져 전보다 배달 비용 영향이 더 커졌다"면서 "공공 배달앱이 활성화하면 입점업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농식품부는 수수료가 비교적 낮은 공공 배달앱 이용을 유도해 소상공인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지난 10일 '공공 배달앱 활성화 소비쿠폰 사업'을 개시했다. 공공 배달앱으로 외식업체에서 회당 2만원 이상 3회 포장·배달 주문하면 1만원 상당의 소비쿠폰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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