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李대통령 나토회의 불참은 외교적 실책, 동맹 신뢰 약화" [영상]

입력 2025-06-23 12:53:32 수정 2025-06-23 14:15:55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서 국힘 외통위 위원들 성명 발표
"중국·러시아의 강압 외교 대상 될 우려… 불참 결정 재고해야"
전날부터 국힘 의원들 페이스북에 잇따른 비판글 게시

국민의힘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중동발 리스크 대응할 기회인 나토 정상회의 불참은 잘못된 결정"이라며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 정세 악화로 이재명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24∼25일·네덜란드 헤이그)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외교적 실책"이라며 야권의 맹공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중동발 리스크 대응할 기회인 나토 정상회의 불참은 잘못된 결정"이라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외통위 위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현 정부와 여당의 대응은 이름만 실용외교일 뿐 우리 국익을 위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이번 사태는 이미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 전반에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중동발 원유 공급 차질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과 이에 따른 물가 상승, 기업 수익성 악화 등이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중동 사태로 인한 안보·경제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국제 공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중요한 외교적 계기였다"며 "하지만 이번 불참으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는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 중 가장 약한 고리로 인식돼, 도리어 중국과 러시아의 강압 외교 대상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나토와 여타 인태지역 파트너국(IP4)으로부터는 한국의 새 정부가 동맹과 파트너보다 중국, 러시아 및 북한과의 관계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살 가능성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자유민주국가 진영의 회동이 된 나토 정상회의에 우리만 빠진다면 대한민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은 어떻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대통령실은 나토 정상회의 불참이 초래할 외교·안보적 파장을 직시하고 국민 앞에 즉시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외통위 위원들 외에도 지난 22일 페이스북엔 이 대통령의 회의 불참을 비판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이날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회의 불참은) 자유·민주주의·법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전략적 연대를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대한민국의 외교·안보적 입지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이어 나 의원은 "이번 나토 불참 결정 전에 트럼프 대통령의 회의 참석 여부는 제대로 확인 한 것인가 아니면 확인도 없는 고의 패싱인가"라고 질문하며 "한미정상회담 기회가 있었는데도 불참한 것이라면 이는 심각한 외교참사다. 대통령은 이에 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섭 의원 역시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의 눈치를 보는 것뿐이면서 '국내 현안'과 '중동 정세'에 집중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핑계는 궁색하다"며 "모호하기 그지없던 '이재명식 모호성'마저 파기된 셈"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그는 "격동의 시기인 만큼 오히려 대한민국 지도자가 회의에 참석해 국제 안보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에 참여해야 했다"며 "일본은 미국의 무리한 방위비 증액 요구에 정면으로 불쾌감을 표시하며 미일 2+2 회의까지 취소하는 민감한 상황에서도, 나토 회의는 빠지지 않고 간다. 미국과의 협의는 잠시 멈춰도 국제적 연대의 자리는 지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도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과 미국이 제시한 관세 유예 시한이 임박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외교적으로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중대한 기회"라고 생각을 전했다.

안철수 의원 또한 "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불참은 우리 외교·안보에 있어 매우 아쉬운 결정"이라는 평가를 남겼다.

안 의원은 앞서 올린 게시글에서도 "나토 회의는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나토는 자유 진영 안보의 핵심 축"이라며 "중동이 잠잠해지면 그 다음은 북한이다. 북핵 협상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지금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전날인 22일 오후 6시 10분쯤 서면 브리핑을 발표하고 이 대통령이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알렸다.

"대통령 취임 직후의 산적한 국정 현안에도 불구하고 그간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적극 검토해 왔으나 여러 가지 국내 현안과 중동 정세로 인한 불확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엔 대통령께서 직접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