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李 대통령의 '교감 외교', '교감 내치'로 이어지기를

입력 2025-06-20 05:00:00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19일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데뷔전 성과를 꼽으라면 '맞춤형 교감(交感) 회담'을 들 수 있겠다. 이 대통령은 이번 G7 회의 참석을 계기로 각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가졌는데 '스토리 있는 맞춤형 회담'으로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선 과거 소년공 시절 공장 기계에 눌려 다친 일화를 소개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룰라 대통령도 19세에 금속 공장에서 일하다 새끼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한 걸 알아서다.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에겐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인기 비결을 물으며 존중과 관심을 표했고, 모디 인도 총리에겐 인도 영화의 팬이라 소개하며 인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시바 일본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선 상석을 양보하고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이라며 먼저 친근하게 다가갔다.

외교 데뷔 무대에서 보여 준 '교감 외교'를 국내 '교감 내치(內治)'로 이어 가야 한다. 귀국한 이 대통령 앞에 쌓여 있는 국무총리 등 내각 인선, 2차 추경 등 경기 활성화 정책을 비롯한 국내 현안을 야당과의 교감, 소통, 협치(協治)를 통해 함께 풀어야 한다. 이 대통령이 출국 전 언급한 여야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이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야 정치 회복을 위한 여야 원내대표 오찬 초청'이 이유인 만큼 이 회동에서도 스토리 있는 교감을 보여 미래지향적이고 새로운 야당과의 관계 형성 및 협치를 시작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공직자 국민추천제와 국민 정책 제안도 국민과의 교감, 소통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형식적이고 보여 주기 식이 아닌 실제적이고 제대로 된 추진과 적용으로 국민에게 정책 신뢰를 얻고 교감과 소통의 진정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여당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검찰 개혁법, 대법관 증원법 등도 전문가·국민이 함께하는 공론화를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 '교감 외교'가 여야 협치, 국민의 뜻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교감 내치'로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