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규제 진입한 스테이블코인, 美 국채시장 새 변수 되나

입력 2025-06-19 16:42:35 수정 2025-06-19 19:55:20

지니어스법 통과로 단기 국채 담보 의무화
전문가들 "자금 재배치에 불과할 수도"

스테이블코인 USDC의 발행사인 서클(Circle) 로고
스테이블코인 USDC의 발행사인 서클(Circle) 로고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 움직임이 미국 국채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실제 수요 확대 효과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과 관련해 해당 암호화폐 발행사들이 준비자산으로 미국 국채를 편입하면서 국채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스테이블코인은 통상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 국채나 현금성 자산을 담보로 잡는 구조다.

이번에 상원에서 통과된 '지니어스법(GENIUS Act)'은 스테이블코인 운영 기준을 법제화한 첫 사례로, 특히 발행사에 대해 엄격한 담보 자산 요건을 명시했다. 법안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1달러를 발행하기 위해 동일 가치의 준비금이 요구되며, 이 중에서도 만기 93일 이하의 미국 단기 국채가 담보 자산으로 포함돼야 한다.

이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에 진입함에 따라 민간 부문의 국채 매입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건전한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미 국채에 대한 민간 수요를 자극해 정부 차입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들에 따르면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약 2천400억 달러 수준이며, 이 중 발행사가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는 2천억 달러에 못 미친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시장이 확대될 경우, 스테이블코인 관련 국채 보유 규모가 4천억 달러에서 최대 1조6천억 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미국 단기 국채 발행 잔액은 약 6조 달러로 전체 국채의 약 21%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이 비중이 25%를 넘어설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박상현 iM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테더(USDT)와 서클(USDC)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미국 국채를 약 1천260억 달러(약 173조1천억 원) 보유 중"이라며, "시장이 6~12배 수준으로 성장할 경우 보유 규모가 1조 달러를 넘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반대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씨티그룹의 금리 전략가 알레한드라 바스케스 플라타는 "스테이블코인의 담보 자산으로 국채 수요가 증가할 수는 있지만, 이는 머니마켓펀드나 은행 예금에서 자금이 이동하는 데 불과할 수 있다"며 "전체 금융 시장에서 보면 실질적인 유입보다는 기존 자금의 재배치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